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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자기개발 아직 대딩일 때 인터넷 등에서 '요즘 직장인들은 엄청난 시간을 자기 개발에 쏟고 있다'는 등지의 뉴스를 많이 본 적이 있다. 그리곤, '아, 취직해서도 뭐 빠지게 공부를 해야 하니, 정말 살기 힘들군...'이라고 생각을 했더랬다. 회사 업무 끝나고 외국어 학원에 다닌다든지 야간 대학원 등에 다닌다든지 하는 이야기들. 막상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만 2년 정도 지나니까 직장인이 퇴근시간 등의 여가를 이용해 자기개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그리고 지치는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한창 바쁜 부서에서 일 할 때에는 일하고 집에 들어가 자기 바빴고 - 그 땐 12시에 자고 6시에 일어나는 것이 소원일 정도도 있었으니까 - 지금은 비교적 한가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도 맘처럼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더보기
세 가지 바램 새해 첫날 아침 9시 정각에 조상님께 예를 올린다. 아주 어릴 적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번 무릎 굽혀 절을 하는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는데 확실히 나이를 들어가면서 맞이하는 차례상은 남다른 면이 있다. 절은 보통 다섯번 한다.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안부와 마중을 해야 하므로 처음 1번은 그분들의 영(靈)을 받아들이는 절이고, 나중에는 우리가 차린 음식을 다 드시고 떠나시는 배웅의 절이 1번이 된다. 그렇게 따지면 후손들과 조상님들의 대화는 3번의 절 속에서 이루어지는 셈. 그리하여 나는 철들고 구정/ 추석에 절을 할 때마다 세 가지씩 새해 소원을 빌곤 하였다. 구정에 하는 절은 새해 소원이고, 추석에 하는 절에는 중간 확인 및 궤도 수정이라고 할까??? 윽! 내 기억에 작년 구정에는 특별히 빌었던.. 더보기
사랑스런 라디오 스타 - '과속 스캔들' 대중적 관객의 요구에서 그리 멀지 않는 예술성과 상업성이 맞물려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한국 영화는 2006년 정도에 정점을 찍더니 점점 그 힘을 상실해 갔다. 올 한해 전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영화라면 '추격자' 정도일까? 그 이외의 영화는 관객의 머리 속에서 그리 오래 자리잡지 못했다. 영화의 수준도 수준이지만, 이는 전반적으로 상영된 한국 영화의 절대량이 적었던 것도 영향이 있겠다. 이런 환경 속에서 '과속스캔들'은 실로 오랜만에 300만을 찍고 400만을 향해 달려가는 대박을 쳤다. 장사치의 잇속을 따진다면 원가도 비교적 저렴한 편. 서울의 큰 오피스텔, 어린이집, 동물병원 라디오 부스를 제외하면 영화 배경이 되는 장소도 얼마 없다. 차태현을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띄는 스타가 없었던 것도 그렇다... 더보기
난... 어리둥절할 뿐이고 - '풍선을 샀어' 정말 미안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지 못했다. 나는 단편집을 좋아하는 편인데, 짧은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는 성격이 급한 탓이기도 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한 권에 들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편집은 여러 편이 들어있는데, 다 좋을 수 없고 전부 나쁠 수도 없다. 한 작품이 별로면 다른 작품을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나름 '리스크 관리'라고나 할까? 최고라고 자부하는 모 신문사가 2008년 가장 읽을만한 책 10권 중 하나로 꼽은 책이었다. - 또 다른 한국 소설은 황석영의 과 신경숙의 였다. - 비교적 신뢰하는 마음으로 산 이 책에는 8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4편만 읽고 덮어 버렸다. 주인공은 이름만 바뀐 비슷비슷한 유형의 인물이었고 크게 다르지 않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름 꽤 집중.. 더보기
2 0 0 8 年, 사 건 들 1. 12월 초에 있었던 몇가지 급작스러운 일 때문에, 내 인생의 약간의 반전을 겪었다. 이것이 나중에 나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지는 내 하기 나름이기도 하며 운도 작용을 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확실성이 사라졌다는 거다. 중국 파견 얘기가 나온지 어언 9달, 이래저래 붕 뜬 느낌으로 항상 연장전 투아웃 풀카운트에 들어선 대타처럼 살았다. 그런 어정쩡한 생활은 이제 그만이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새로 옮긴 부서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조직된 T/F팀이라는 면에서 약간 어정쩡한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디 외국에서 생활하는 것에 비할 수 있을까.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적어도 이곳에서의 내 생활에 100%를 다 하게 될 것만은 분명하다. 2. 여기서의 일도 결코 만만해 보이진 않지만, 그.. 더보기
소박한 겨울을 맞이하는 훈훈함 - '순정만화' 슬프고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싶었다. 혹시 결말이 슬펐다면 지대로 의미없는 신파라고 느낄 뻔 했으나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었던 잔잔한 이야기. 같은 섬세함은 없지만 이야기 그대로의 이야기를 받아들일수 있었다. 너무 멀지 않은, 동네 사는 남녀들의 소박한 사랑이야기. 더보기
원하지 않는 유목의 삶 - '바리데기' '노마드', '노마디즘'이란 말이 얼마전까지 유행하고 있었다.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이로 인한 경기침체로 모든 어젠다를 집어 삼킨 블랙홀의 계절이지만, '노마디즘'이란 꽤 강력한 힘을 가지고 떠돌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유목주의'라고 불 수 있는데 어느 한 군데 정착하지 않고 떠돌아 다니면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들을 말한다. 이 용어는 긍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다. 좁은 한 국가, 민족, 사회의 테두리를 벗어나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그 문화와 지역의 좋은 점을 취하고 적응력을 키워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해 나가자는 의미 한편,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타의에 의해 이곳저곳 떠돌아 다닐 수 밖에 없는 슬픈 역사와 운명의 여운도 남아있다. 소설 '바리데기'는 세계사적인 슬픔 .. 더보기
희망에 어린 눈망울, 2002년 대선과 오바마 우연히 인터넷을 뒤지다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수락 연설이 눈에 띄었다. 처음엔 영문과 국문번역으로 된 사이트를 읽다가 동영상을 검색해 보았다. 예의 패기에 찬 그의 멋진 연설과 제스처는 일품이었다. 하지만 더 눈에 들어온 건, 연설장에서 환호하고 있는 지지자들의 눈망울이었다. 오바마의 한마디 한마디에 반응하는 그들의 눈에서는 확실히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읽을 수 있었다. 어쩔 수 없지만,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에 열광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환호와 너무나 겹쳐지던지... 자신이 지지한 대통령 후보자가 당선되어 연설을 하는 것을 바라보는 자의 눈에 어찌 기쁨이 어려지 않겠는가. 그러나 확실히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눈망울에서, 부시를 지지했을 누군가의 눈망울에서 저런 확..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