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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유쾌하고 지독하게 서글픈 - '지붕뚫고 하이킥' 별수 없이 뒷북을 쳐야 하겠다. 오늘에야 비로소 다운받아 놓았던 166회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으니,,, 지붕킥과 함께한 약 6개월의 시간은 참으로 행복했으나 역시 마지막에는 참 복잡한 마음이 남게 되었다. 많은 창작물들이 한번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 하다가 이도저도 챙기지 못하면서 무너져가곤 하지만 하이킥은 꽤나 여러가지 삶의 국면을, 심지어 계급적인 부분 마져 웃음과 함께 녹여내었다. 감동이란, 특히 메시지를 함께 녹여내고자 하는 감동이란 이렇게 보일듯 말듯, 삶에 녹여내야 할 것이다. 지붕킥의 캐릭터 중에 누구 하나 빠지는 사람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보사마 정보석과 신애가 가장 애착이 간다. 항상 날카롭고 지적인 이미지의 정보석이 오버스럽거나 어색하지 않게 변신한 모습도 좋았고, 해리에게 자칫 .. 더보기
아이디 바꾸기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몇 개씩 흩어져 있던 인터넷 아이디를 하나로 통일하고 있다. 비밀번호나 개인정보 등을 바꾸는 것과 인터넷 사이트 아이디를 바꾸는 것은 차원이 다른 일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는 아이디를 바꾸는 걸 허용하지 않아, 아이디를 굳이 변경하고 싶으면 탈퇴 후 재가입 해야 한다. '뭐, 아이디 쯤 바꾸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야... 고객을 위하는 마음이 없군'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인터넷 아이디도 나름 나를 규정하는 하나의 이름이라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 완전히 빠져나오고 다시 등록해야 하는 것인 모양이다. 금융회사 사이트부터 포털, 인터넷쇼핑몰 등의 아이디를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건, 정말 여간 손이 가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게 쉽게 이루어질라치면 어찌 또 새.. 더보기
두 사나이의 어긋난 춤판 - '의형제' '세련된 상업성(??)' - 조금 억지 같지만 이렇게 붙여 보았다. 상업성이라면 감각적이지만 뭔가 진부한 것을 떠올릴 수 있는데, 내가 언급한 '세련된 상업성'은 진부하지 않게 사람들이 원하는 재미를 끌어내는 능력을 말할 수 있겠다. 결정적으로, 이 영화는 캐스팅부터 50%는 성공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강동원'과 '송강호'의 이미지는 이 두 역할에 가장 빼어 맞게 들어맞는다. 송강호야 더 말할 나위도 없고, 강동원이 이렇게 강한 눈빛을 갖고 있는 줄을 몰랐다. 솔직히 '뭐 저렇게 폐병 환자같은 놈이 인기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평소에 했더랬는데, 저런 유형의 배우는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는다면 정말 멋지게 소화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다양한 영역을 소화하는 대 배우가 될 수 .. 더보기
잃어버린 지도를 찾아서 - '청춘의 독서' 유시민은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쓴다. 어디서 주워들은 말을 현학적 화려하게 내뱉는 걸 잘 하는 사람은 많지만 유시민처럼 철저히 듣고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눈높이에 맞추는 사람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지난 총선을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을 그만 둔 유시민은 대구에서 공천을 받아 출마하고 이길 확률이 0%에 가까운 싸움에 뛰어들다가 결국 패하고 만다. 이것이, 그가 그렇게 존경해 마지않았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흉내낸 것이었는지는 모르겠다. - 어쩌면 별로 현실 정치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안될 줄 알고 걸었던, 마치 떨어질 것이 뻔한 대학에 원서를 넣었던 입시생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 아쨌든, 그는 그렇게 다시 야인이 되었다. 이 책은 그가 다시 야인의 생활로 돌아와 아주 어렸을 적부.. 더보기
이런 영화를 왜 만드는 거에요? -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말 이런 영화를 왜 만드는 거지?? 이제 홍상수 감독은 다 된거 같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충격과 '오! 수정'에서의 섬세함은 다 사라지고 이해할 수 없는 과장이 난무하는 자기 독백에 완전 갖힌 느낌이다. 변화의 시도가 없는 동어반복. 이제 앞으로도 어떤 작품도 기대할 수 없게 되어버린,,, 쩝 더보기
굿바이 홈런 이제 서른으로 접어드는 마지막 날 누구든 비슷하겠지만 나의 20대는 대학 입학과 함께 열렸고, 이제는 30대는 새로운 직장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거제도에서 보낸 27살부터 3년이 나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그룹 교육을 받았던 연수원, 허허 벌판에 우뚝 선 기숙사, 구수하고 인정 많았던(때론 지나쳤던) 부서 사람들 처음 떠난 해외 출장, 태안에서 입었던 방진복, 데이트의 설레임으로 탔던 부산행 페리 세벽 3시까지 켜진 용인 외생관 강의실, 3도크 가공부의 작업자들의 표정 세중 물류기지의 지도사들... 추억이 편편히, 두서없이 날아오고 있다. 최근 가까운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건데, 지나온 3년은 직장인의 커리어로서는 나쁘진 않았고, 젊은 날의 로멘스를 별로 즐기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깝.. 더보기
B급 주변인들의 외로운 도전 - '국가대표' 제목 그대로 B급 주변인들의 도전을 보면 너무 가슴이 저린다. 나가도 올림픽에서 처음 이들이 점프하는 순간,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게다가 참 다행히 그들의 외로운 도전이 성공적인 결말을 맺었기 때문에 더욱 이 영화가 사랑스러웠다. ------------------------------------------------------------------ 의심할 여지없이 최악의 시기를 보냈던 2009년, 나의 20대 마지막 해를 한방에 날려버릴 반전 드라마를 준비 중이다. 나에게, 나를 진심으로 아끼는 이에게 통쾌한 선물을! 더보기
'공무도하'와 '책읽는 밤' 어제 를 다 읽었다. 김훈 소설에 대해 이래저래 말하는 것은 꽤나 에너지를 소비하는 일이라 힘이 든다. 이 책에 대해 무슨 말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던 중 다른 이의 블로그에서 [KBS 책읽는 밤]에 김훈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내 어설픈 몇가지 말은 접고, 여기서 김훈이 한 얘기들을 옮기며 서평을 대신하려고 한다. - 소설을 다시 쓰는 이유는, 내 속에 못 쓴 얘기가 남아있다는 생각 때문이죠. 그래서 다시 하게되는 것이죠. 인간의 삶에 아무런 연민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무덤덤하게 읽혔을 겁니다. 저의 의도가 잘 전달된거죠. 나는 내 글에 연민이 드러내는 걸 아주 싫어해요. 함부로 연민을 드러내지 않아요. - 어린아이가 개에게 물려죽는 사건은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런 현장에 가 봅니다. 그걸 아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