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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

의와 불의의 싸움 - '한산' 이미 통쾌한 승리의 해피엔딩임을 모두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디테일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얼마나 정교하게 디테일을 끌어올리냐가 성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영화 '한산'은 한산대첩 출정 전 며칠과 한산 대첩 후 부산포까지 공격해서 쓸어버리는 단 며칠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정교하게 풀어내었다. 무엇보다 성웅 이순신 장군에 대한 과장과 찬양을 최대한 배제하고 담담하게 그려내어 좋았다. 역시 스펙타클은 해전씬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은 '거북선'이라고 생각한다. 거북선이 적 안택선에 부딪혀 파괴할 때 나는 격렬한 사운드는 마동석 영화의 펀치 소리 만큼이나 통쾌하여 이 영화를 볼 때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이 한산.. 더보기
우아하고 고혹적인 사랑의 숨결 - '헤어질 결심' 제목을 '우아하고 고혹적'이라고 달아 놓았지만 사실 초반 내용은 라서, 불륜 영화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다루는 '사랑'은 단순히 불륜이라는 단어가 주는 지저분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박찬욱 감독은 정사장면 없이 두 사람이 나누는 교감을 꽤나 에로틱하게 그리고 있으며, 후반부는 진실한 사랑의 고귀한 느낌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Glr0ZMmKEs 주인공 해준(박해일)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신념을 가진 강직한 경찰이다. 서래(탕웨이)에게 이성으로 관심을 가지지만 주말부부로 지내는 아내가 있고 무엇보다 살인 사건 용의 선상에 놓인 서래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줄 수가 없다. 살인사건 용의자로 본인을 주시하는 해준을 의식하지.. 더보기
광기와 낭만의 역사 - '모던 보이' 뭔가에 미친다(狂), 정신을 놓는다는 그다지 긍정적인 말은 아니다. 집중을 하여 다른 것들은 어느 하나 보이지 않는 극한의 정신상태, 그로 인해 어떠한 성취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성취가 행복을 담보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는다. 독립을 위해 싸우는 인텔리 여성의 운동을 '광기'로 표현하는 것이 껄끄럽지만, '모던 보이'에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광기를 발하는 두 남녀의 슬픈 이야기가 맞닿아 있다. 이해명(박해일)이 조난실(김혜수)에게 보이는 사랑은 충분히 광기(Crazy Love)라고 할 수 있다면, 그 사랑보다 더한 힘으로 자살폭탄을 터트리는 난실의 신념 역시 극한의 무엇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 [어렸을 때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장례희망을 '일본인'이라고 써냈던 이해명은 조난실의 죽음으로 인해 결국 독립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