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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온 몸으로 느낀다는 것,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영어 제목이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이다. 제목의 말 맛은 한국어(아마 일본어일 듯)보다 영어 제목이 더 착 붙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원래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집 제목이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인데, 이 책 제목의 원형으로 쓸 수 있도록 작가의 부인에게 요청을 하고 흔쾌히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재즈 카페 정리 후 전업 소설가가 되고 나서 '닫힌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매일 아침 5시 전에 일어나 밤 10시전에 자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조금만 방심하면 살이 찌는 체질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거의 매일 .. 더보기
'사랑을 하는 사람처럼' 특정한 상황이 되면 반드시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이를테면 하늘이 깨끗한 밤에 별을 올려다보며, "사랑을 하는 사람처럼(Like Someone iin Love)"이라는 오래된 노래를 흥얼거린다. 재즈 세계에서는 잘 알려진 스탠더드 곡이다. 아시는지, 요즘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혼자 별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기도 하고, 기타 소리에 넋을 잃고 있기도 해, 마치 사랑을 하는 사람처럼 사랑을 하고 있으면 그런 일이 있다. 의식은 어딘지 기분 좋은 영역을 살랑살랑 나비처럼 떠돌고, 지금 무엇을 하는지도 잊고 있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면 긴 시간이 흐른 뒤이다. 생각건대, 사랑을 하기에 가장 좋은 나이는 열여섯에서 스물하나까지가 아닐까.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있으니 간단히 단언할 수는 .. 더보기
邊競을 말하기 어려운 시대의 여행 - '하루키의 여행법' 예전에 어떤 친구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을 두고 이런 말을 했다. "김훈의 여행기는 여행기가 아니야. 여행 에세이지. 유홍준교수의 여행기는 읽으면 그 여행기를 따라 가고 싶게 하지만 김훈의 글을 읽으면 그런 마음 따위보단, 그냥 그가 여행지에서 느낀 그 감성과 문장 속에 빨려가게 된다구.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흥분, 혹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켜야 여행기 아니겠어?" 시리즈를 제대로 읽지 않아 유홍준 교수가 어떻게 여행기를 쓰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을 읽으면서는 그 친구 말에 대강 공감할 수 있었다. 김훈은 여행지에서 보는 사물, 풍경에 주관성이 너무 짙어 독자를 빨려들게 한다. 매력적인 문장과 함께. 대부분의 명문장가가 그렇듯이 김훈의 문장은 한 줄도 허투루 쓰는 말이 없다. 한줄 한줄에 에너지가 너무 많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