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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의와 불의의 싸움 - '한산'

 

이미 통쾌한 승리의 해피엔딩임을 모두다 아는 역사적 사실을 영화로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디테일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얼마나 정교하게 디테일을 끌어올리냐가 성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영화 '한산'은 한산대첩 출정 전 며칠과 한산 대첩 후 부산포까지 공격해서 쓸어버리는 단 며칠의 이야기를 아름답고 정교하게 풀어내었다. 무엇보다 성웅 이순신 장군에 대한 과장과 찬양을 최대한 배제하고 담담하게 그려내어 좋았다.

역시 스펙타클은 해전씬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은 '거북선'이라고 생각한다. 거북선이 적 안택선에 부딪혀 파괴할 때 나는 격렬한 사운드는 마동석 영화의 펀치 소리 만큼이나 통쾌하여 이 영화를 볼 때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울러,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적과 마주할 때 전라 좌수영을 사수하기 위해 육지에서 온몸을 던지는 의병들의 눈물겨운 활약, 이 두가지가 이 영화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 아닐까 싶었다.

원균은 정말 밉상이고, 두시간은 정말 금방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