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죄책감에 시달리는 영웅의 고뇌 - 크리스토퍼 놀란, '오디세이'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에서 결국 승리한 오디세우스는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죄책감에 시달리는 인물로 나온다. 원작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의 오디세우스는 지략가인 공통점이 있으나 꾀많은 꾀돌이에 가깝다면 크리스토퍼 놀란이 재해석한 오디세우스는 계속 전쟁의 참혹함과 리더로서의 고뇌를 되뇌이는 인물이었다.https://www.youtube.com/watch?v=zz2ZH13NOi8 IMAX 영화관에서 펼쳐지는 고대 신화 속 이야기에 3시간 내내 압도당했다. 괴물과 정령이 나오는 고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시대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고독한 인간의 이야기에 주로 관심을 가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제우스나 아테네등 신들의 개입을 가급적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 내 개인적 취향에도 잘 맞았다. 다만, .. 더보기
30년이 지나도 생생히 살아 있는 문장 - 양귀자, '모순' 꽤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대기하던 책이었다. 용인시 도서관은 '상호대차' 개념이 있어서 저 멀리 처인구의 도서관에 있던 책이라도 상호대차에 성공하면 바로 집근처 도서관으로 이송해 빌려볼 수 있다. '모순'은 몇 달 동안 용인시 전 도서관에서 항상 대출중이었던 책으로 얼마 전 어렵게 상호대차에 성공할 수 있었다. 놀라웠던 점은 '모순'이 1998년, 30여년 전에 발표되었던 작품이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 어느 문장에서도 전혀 old한 감성을 찾아볼 수 없이 바로 며칠 전 발표된 최신작처럼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안진진의 어머니와 이모는 완전한 일란성 쌍둥이고, 결혼하기 전까지 심지어 부모도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외모와 성격 행동이 유사했던 인물이었다. 어머니는 술주정뱅이 폭력배 남편에.. 더보기
한국 전쟁에서 속에서 살아가고 사랑하던 이야기 - 박경리 '파시' 대학에 입학할 무렵, 막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막내 이모는 나에게 졸업하기 전에 꼭 박경리의 토지를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로부터 20년도 더 지난 지금 '토지'라는 기나긴 여정을 떠나기 전 워밍업으로 박경리 선생님의 단권 소설을 둘러보는 중이다. '김약국의 딸들'을 생각하며 도서관을 거닐던 중 '파시'가 눈에 들어와 가져다 읽었다. 한국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어느 날, 부산에서 통영으로 오는 배에서 조만섭과 수옥이 내리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전쟁으로 가세가 기울어져 힘겹게 삶을 해쳐나가는 학수, 학자가 있고,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고 사랑을 지켜낼 용기와 기개가 없는 의대생 응주와 여대생 명화가 등장한다. 밀수업자 서영래는 전쟁의 혼란 속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리사욕을 추구하.. 더보기
태어나 보니 웹툰 주인공이 되었다 - 권혜영, '얼지마, 죽지마, 사랑하게 될 거야' 죽었다 눈을 떠보니 19금 웹툰 속 인물이 되었고, 그 다음 장은 그 19금 웹툰 작가의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인물들은 작품 중후반부에 서로 만나게 된다.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스피드가 전개되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고 반쯤 로맨틱 코미디같이, 또 다른 반 쯤은 블랙 코미디 같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박정민이 한로로를 초대해서 팟캐스트 형식의 대화를 나누는 MUZE 유튜브를 보는데, 책을 다 읽지 않고 이 팟캐스트를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어 보았다. 회귀, 빙의, 환생, 성인물을 품은 소설(진짜임) - 한로로와 『얼지 마, 죽지 마, 사랑하게 될 거야』 떠들기 - YouTube 솔직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동이 느껴진다거나,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던가 하는 느낌을 받는 것은 기대하.. 더보기
청킹맨션의 보스는 알고 있다 -오가와 사야카 글쓴이는 교토대학 지역연구 박사인 오가와 사야카라는 일본 여성이다. 이 책을 내기 전, 아프리카 동부에서 오래 체류하여 아프리카의 사회문화를 연구했으며 스와힐리어를 할줄 안다고 한다. '나는 원래 대학원에서 동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서 마칭가machinga라 불리는 영세 상인들의 관행과 장사 실천을 연구했다. 처음 탄자니아로 건너간 때가 2001년 봄이었으니 이럭저럭 18년 동안이나 탄자니아에 들락나락한 셈이다. 2010년쯤부터 다양한 상품을 사들이려고 홍콩과 중국 본토로 건너오는 아프리카계 상인들의 교역 활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번 연구에서는 중국과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유사품이나 가품, 비교 대상으로서 중고품의 교역 시스템을 조사하여 현대의 해적판 비즈니스에 고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 pag.. 더보기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 장강명, '먼저 온 미래' 챗GPT가 열어 놓은 대규모 언어모델 AI시대, Agent AI가 우리의 일생과 업무를 너무나 효율적으로 바꿔 놓을 거라는 기대와 AI에 뒤쳐지면 모든 것에서 낙오할 것 같은 공포가 공존하고 있는 세상이다. 이와 관련된 전망, 대담을 다룬 팟캐스트와 유튜브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지금, 장강명 작가의 '먼저 온 미래'는 AI가 몰고 온 미래를 우리보다 먼저 경험하고 있는 바둑계의 변화를 철저한 취재와 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펼쳐 놓고 있다. 생성형 AI가 등장하기 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4-1로 격파한 이후 바둑의 세계가 알파고 이전과 이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통해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AI가 어떻게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지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알파고 이후 바둑의 모든 영.. 더보기
갱스터에서 정치인으로 - BBC & 넷플릭스, '피키 블라인더스' 집시 출신의 노동자 계층 셸비 가족은 어린 시절 조그마한 보트에 10명이 생활할 정도로 궁핍하게 살았다. 제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이 형제들은 돌아와 피키 블라인더스라는 영국 버밍엄의 소규모 폭력 조직을 운영하게 된다. 우연히 영국 정부에서 리비아로 보내는 총기류를 발견하게 된 피키 블라인더스의 리더 토마스 셸비는 겁도 없이 이 무기가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어딘가에 숨겨두고, 이 무기를 찾기 위해 윈스턴 처칠은 체스터 캠벨이라는 전국구 경찰을 버밍엄에 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즌 1~4는 BBC의 국민 드라마였다고 하고 시즌 5~6은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방영되었다. 마피아 이야기를 다룬 '대부'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즌 1~2는 너무 흥미진진해서 작품에 빨려들어갈 .. 더보기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 알랭 드 보통, '불안(Status Anxiety)' 지위란 사회에서 사람이 차지하는 위치이며 세상의 눈으로 본 사람의 가치나 중요성을 가리킨다.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어떻게 보느냐가 우리의 자아상을 결정한다. 지위로 인한 불안은 비통한 마음을 낳기 쉽다. 안타까운 것은 높은 지위를 얻기는 어려우며, 이를 평생에 걸쳐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불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해 보자는 취지로 저자가 적어내려간 책이 이 책 '불안(Status Anxiety)'이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불안의 원인을 5개 - 사랑 결핍, 속물 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 - 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해법도 역시 5가지 -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 - 로 제시한다. 불안의 원인이든 해법이든, 나와 와이프가 최근 관심있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