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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으로 느낀다는 것,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영어 제목이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이다. 제목의 말 맛은 한국어(아마 일본어일 듯)보다 영어 제목이 더 착 붙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 후기에 따르면 원래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단편집 제목이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인데, 이 책 제목의 원형으로 쓸 수 있도록 작가의 부인에게 요청을 하고 흔쾌히 허락을 받았다고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재즈 카페 정리 후 전업 소설가가 되고 나서 '닫힌 생활'을 시작하게 되는데, 매일 아침 5시 전에 일어나 밤 10시전에 자는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조금만 방심하면 살이 찌는 체질 때문에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거의 매일 .. 더보기
다음 작품은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범죄도시3' 역시 마석도 형사의 펀치 액션과 사운드는 강렬했다. 그런데, 그 이상을 별로 발견하지 못했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묘미는 '저 악당들을 해결해 줄 거라는' 믿음의 마석도 형사와 마형사의 펀치에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빌런과 졸개들에 있다. 특히 '빌런'의 악랼함과 입체감이 엄청 중요한데 그 악랼함과 마석도 형사의 펀치가 관객이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비례하기 때문이다. 이번 범죄도시 3에서는 빌런이 2명 등장한다. 그런데 이번 빌런들은 잔인하기는 해도 정말 악랼한지는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그냥 인상만 쓰고 소리만 지르는 느낌... 특히 주성철 형사역의 이준혁은 마약상의 뒤를 봐주는 썩은 형사로 나오는데 잔인한 모습보다 마약상 뒤를 봐주면서 해먹는 모습 혹은 그런 길에 빠지게 되었던 계기등을 더 입체감 있게 .. 더보기
숨쉴수 없는 몰입감의 스릴러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어제 너무 어이없이 재미없는 영화를 보았다가(https://juneywoo.tistory.com/406) 오늘은 충격적으로 훌륭하고 몰입감 터지는 작품을 보게 되었다. , 남미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올해 초 , 시리즈를 보면서 콜롬비아, 멕시코등 남미 마약 카르텔에 대한 얼마 간의 지식이 생겨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3명의 주요 인물은 FBI요원 '케이트', 국방부 고문이라고 하지만 CIA요원으로 짐작되는 작전의 총 리더 '맷 그레이버', 그리고 초반 미지의 인물로 설정되나 후에 콜롬비아 지방 검사 출신였다가 멕시코 카르텔에 의해 가족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하여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밝혀지는 '알레한드로'이다. 작품 전반적인 시선과 시점은 '케이트'를 따라 다닌다. 케이트는 책.. 더보기
너무 말이 안됐지만 인내심을 가졌어요 -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알고리즘에 끌려 이 영화를 소개하는 유튜브를 봤다. 전체 20분 중 한 5분 정도 보았을 때, 화면이 너무 이쁘고 여주인공도 러블리하며, 무엇보다 최근에 풋풋한 사랑이야기를 본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스포가 나올 부분에서 멈추고 넷플릭스에 올려져 있는 이 영화를 바로 보기 시작했다. 이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하면 '서로 거꾸로 시간이 흘러가는 두 남녀의 판타지 섞인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너무 스토리에 공감이 되지 않아 1/3 지점에서 지쳐 버렸다. 내심 '건축학개론' 같은 느낌의 아련한 20대 초반의 사랑 이야기를 기대했었는데 '건축학개론'을 입에 올릴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다만, 수지 못지 않게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후쿠쥬 에미역의 고마츠 나나 덕분에 끝가지 볼 수 있었다고 할 수.. 더보기
세상 어려운 만점 따내기 - 심재천, '나의 토익 만점 수기' 이 소설의 재미짐에 비해 너무 제목이 노골적이다. 라니... 언뜻 보면 소설이 아니라 자기개발서 같다. 그러나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 이보다 더 적절한 제목은 떠오르지 않았다. 솔직히 한글 제목인 보다는 영문 제목인 가 더 멋들어진 느낌이긴 하다. 중앙 장편 문학상 수상 후 작가의 말이다. 이 글을 읽으면 이 소설이 아무래도 자전적인 작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은 토익 600점도 되지 않은 채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자 토익 만점을 따기 위해 호주로 떠나고,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고(아무래도 신문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3년간 이 작품을 집필한 거 같다. 직장이라는 조직에 적을 두지 않은 채 고독한 소설 집필에 매달리는 저자와 토익 만점을 받기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 호주로 떠나는 주인공이 적지 않게 .. 더보기
밑도 끝도 없는 영화 - '드림' 1,600만명이 관람했던 '극한 직업' 이병헌 감독의 차기작으로 박서준 아이유 출연이 더해 기대를 한몸에 받은 작품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 이 영화평을 쓰는 것조차 아까운 생각이 든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시청율은 바닥이었더라도 적지 않은 매니아 층이 있었고 그 특유의 티키타카를 좋아하던 사람들도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영화 '드림'은 영화관에서 보낸 두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뭐가 뭔지 모를 작품이었다. 박서준과 아이유가 치는 말장난 티키타카는 억지스럽고 후반부는 너무 신파로 빠졌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어정쩡한 주전선수가 이미지 변신을 위해 홈리스 축구단을 이끌고 작은 성공의 기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영화 줄거리의 핵심 내용인데 진지함과 웃음, 티키타카와 신파가 너무 억지스.. 더보기
중국 출장/여행시 필요한 것들 4편 - 알리페이 투어카드(Alipay TourCard) 등록 실패기 2편에서 중국 출장/여행시 필요한 위챗페이(Wechat Pay,微信支付)와 알리페이(Alipay,支付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https://juneywoo.tistory.com/398 중국 출장/여행시 필요한 것들 2편 - 위챗페이(Wechat Pay), 알리페이(Alipay) 1편에서 중국 출장/여행시 필요한 현금 및 유니온페이카드(Union Pay, 银联)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https://juneywoo.tistory.com/397 중국 출장/여행시 필요한 것들 1편 - 현금, 유니온페이카드 지난 주('23년 juneywoo.tistory.com 그때 중국 계좌가 없는 상태에서 출장이나 여행시 가장 좋은 중국 현지 결제 방법은 알리패이 투어카드(구. 투어패스)라고 생각하여 2023. 4. 23 .. 더보기
씁쓸한 블랙코미디 - '카지노' 많은 범죄인들이 그렇듯이, 차무식(최민식분)도 어린 시절 불우하게 자랐다. 조폭 아버지 아래에서 컸고 학교에서는 쌈박질을 일삼았다. 결국 도박'판'의 세계로 들어와 조폭 사이에서 도박판을 끼고 한평생을 산 인생이 되었지만 뭔가 그냥 악당의 죽음이라고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남는다. 차무식은 일반적인 깡패나 건달, 도박상과 약간 다른 사업가적인 면모를 보인다. 베풀 땐 쓸줄 알고, 신뢰를 중시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인물과 가까이 한다. 어쩌면 자신이 최대한 케어하려고 했던 수족 정팔과 상구로 인해 마지막을 장식하게 되는 건 적지않은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점이기도 하다. 민석준 회장의 죽음에 용의자가 될 때에는 오히려 차무식에게 감정이입이 되는 점도 비슷한 이유로 보인다. 오승훈 경감 역을 맡은 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