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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바램


새해 첫날 아침 9시 정각에 조상님께 예를 올린다.

아주 어릴 적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번 무릎 굽혀 절을 하는게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는데
확실히 나이를 들어가면서 맞이하는 차례상은 남다른 면이 있다.

절은 보통 다섯번 한다. 돌아가신 분들에게도 안부와 마중을 해야 하므로
처음 1번은 그분들의 영(靈)을 받아들이는 절이고, 나중에는 우리가 차린 음식을 다 드시고 떠나시는
배웅의 절이 1번이 된다. 그렇게 따지면 후손들과 조상님들의 대화는 3번의 절 속에서 이루어지는 셈.

그리하여 나는 철들고 구정/ 추석에 절을 할 때마다 세 가지씩 새해 소원을 빌곤 하였다.
구정에 하는 절은 새해 소원이고, 추석에 하는 절에는 중간 확인 및 궤도 수정이라고 할까??? 윽!





내 기억에 작년 구정에는 특별히 빌었던 게 없었던 것 같다.
만나던 여자친구도 있었고, 업무도 양이 많다는 것 빼고 특별한 것은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워낙 일에 치이다 보니 '제발 이보다 더 빡시지 않기만을...' 바랬던 것이었던가?

2008년은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난 다이나믹한 한 해 였지만,
손익계산서를 샘해 봤을 때 그냥 그냥 마이너스도 아니고 플러스도 아니었던 것 같다.
- 조금 마이너스의 느낌도 없지 않다 -

그래서 그런지, 올해 설날 아침은 나름 빡시게 세 가지 소원은 빌었다.
하나는 겸손히 <건강하고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도록>으로 빌었고, 나머지 두 개는 나름 비밀이다.
꼭 비밀일 것도 없지만 왠지 말로 뱉어버리면 운이 떨어질 거 같아 염려되기 때문에~ ㅋㅋ

일년 후 오늘 아침, 이 글을 읽어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조상님을 원망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더욱더 열심히 섬기게 될 것인가!! ^.^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