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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욕망의 틈으로 뚜벅뚜벅 들어가는 외로운 검사 - '비밀의 숲 1 & 2'


스릴러 작품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넷플릭스에서 시즌 1 - 2회부터 정신없이 빠져들기 시작하여 일주일 만에 시즌 1과 2, 총 32회 모두 섭렵하였다.
비록 작품 중간 중간에 허술한 점이나 이해할 수 없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조직 안에서의 욕망과 비틀림, 사회의 구조와 거대 권력(행정, 사법, 재벌)의 관계에 대해서 세련되게 짚어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주인공 황시목 검사가 어린 시절 수술 후유증으로 감정을 잃어버린 채 사물과 사건을 대한다는 설정이 꽤 설득력이 있다. 감정의 절제 혹은 무감정인 태도가 자아와 타인을 최대한 객관화 할 수 있다는 것
시즌1의 이창준 검사장은 주인공 황시목 검사와 대립적 존재였다가 극적으로 동반자적인 관계로 변모하게 된다. 시즌2는 검찰과 경찰간 검경수사권 이슈로 이어지는데, 이창준 검사의 존재는 한조그룹 이연재 회장을 매개로 시즌2까지 일관되게 이어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시즌1 이창준 검사장의 아래 독백은 꽤 작지 않는 의미를 지닌다.

'모든 시작은 밥 한끼다. 아무 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 대접. 돌아가면서 낼 수 있지만, 다만 그 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걸 거부한다.
인사는 안면이 되고, 인맥이 된다. 인맥은 힘이지만 어느 순간 약점이 되고
더 올라가면 치부다.
첫 발에서 빼야 한다. 첫 시작에서,
마지막에 빼려면 댓가를 치러야 한다.

시즌 2 마지막의 분위기를 볼 때, 시즌 3도 확실히 제작될 것 같다. 무엇보다 한조그룹 이연재 회장과 우태하 부장 검사가 어떤 사연으로 별장에서 만나게 되었는지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걸 보면 추측컨데 시즌 3는 한조그룹과 관련된 이야기 중심으로 펼쳐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였듯, 시즌2의 중반부는 시즌1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루즈한 면이 있었다. 시즌2에서 서동재 검사를 납치한 범인이 처음 통영에서 일어난 사건과 관계가 있었다는 접합으로 이어지는 중간이 너무 산만하게 출렁였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시즌 3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