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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젖은 양말같은 꿈 -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때는 몰랐지. 기타를 들고 노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멋있을 수 없었거든.

세상만사가 먹고 살기 힘든 곳이라는 노래를 구성지게 부르면서도 그 의미를 몰랐지.
그때는.

그저, 나와 우리 밴드가 부르는 노래에 환호하는 모습에만 신경썼을 뿐.

정말이지 순수하게 노래를 좋아했던 그 시절엔 세상만사 따윈 중요치 않았어.

그저 노래를 부르고, 맘에 드는 여학생에게 관심주고.

                                           그런게 인생인 줄 알았지."

                                                                                 - 네이버 'koh1203'





문득,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게 아니라 버텨간다는 생각이 든다. 눈을 뜨면 맞이하는 아침, 하루에 대한 기대보다는 닥쳐올 업무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머리를 한없이 헝클어 뜨린다. 밥벌이의 일상은 고되다.

그 어떤 누구라도, 한시도 거르지 않고 찾아오는 하루 세번의 끼니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는 세상사의 진리를 꽤 뚫고 있는 영화다. 영화 가운데에 있는 '꿈'은 그들의 어깨를 누르는 짐이자 동시에 버릴래야 버릴 수 없는 무언가다. 전국을 떠돌다가 다시 돌아온 고향에는 어린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꿈을 키워왔던 추억이 묻어있고, 비록 비루하지만 정겨운 사람들의 정취가 있다.

단지 음악 뿐일까? 물질적인 가치를 떠난 소중한 무언가를 지니며 살아가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는 것은. 그런 삶을 사는 사람을 우리같은 범인(凡人)은 위태하지만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다시 또 밥벌이의 하루를 맞이할 뿐이다

(미디어몹 : 2008/09/03)

  1. 하늬 blog 2007-09-03 02:10

    밥벌이의 어려움...이 생각나는군요.
    이 영화 참 다시 봐도 좋은 영화에요.
    그리고 그 꿈이 무뎌지고 빛바래져간다고 해도
    마음 한 구석에서 끈을 놓지만 않는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밥알을 천천히 씹어나갈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요...
    설사 그 끈을 놓았다해도
    반짝반짝 빛났던 그때를 잊지 않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위안을 삼고 싶어져요.

    1. 음유시인 blog 2007-09-04 20:46

      영화를 보고 한 10여분간 멍~하게 있었더랬습니다.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 이후로 그런 영화는 참 오랜만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