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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집요한 기쁨을 얻었던 생애의 추억 - 알베르 카뮈, '이방인'

꼭 한 반에 그런 녀석이 있게 마련이다. 왕따라고 볼 수 있긴 한데, 괴롭힘을 당하기 보단 혼자 지내는 스타일. 학창 시절이란 굉장히 민감하고 자유롭고 싶어하면서도 또래와 동질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에 어마어마한 공포를 느끼는 시기다. 그러나 그런 시기에서도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고 귀찮아 하는,

사회적인 룰에 반하진 않지만 또한 결코 적극적으로 편입하려는 생각도 없는,,,
이따금, '독특한 세계를 가진 녀석'이라고도 부르곤 했다.

여기 '뫼르소'는 관습과 상식의, 게임의 규칙에서 떨어져 나간 인간이다.

세상 어디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나는 위에서 말한 그런 친구들을 떠올렸다. 책 제목에서처럼 우리는 '뫼르소'를 세상의 경계 밖에 있는 '이방인'으로 부르지만, 우리 모두 어느 정도 만큼은 뫼르소 같이 관습의 테두리에 들어오지 못하기도 하고, 어느 정도 만큼은 그 테두리 안에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실존주의니 하는 거창한 말도 그렇고, 이 책은 결코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단지 문장에서 흐르는 회색 빛깔을 근근히 따라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놓은 작가의 센스에 반했을 뿐이다. 맨 마지막 장면에,,, 조용한 사색으로 일관하던 '뫼르소'가 성직자에게 울부짖으며 털어놓은  생각의 편린들과 그 다음의 허무와 고요가 인상 깊었다.

(미디어몹 : 2007/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