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샹푸는 중국 북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5살에 여의고 어머니는 19살에 세상을 떠나 외롭게 살아갔습니다. 부지런하고 과묵하며, 재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고 기술을 중시여겨 성실히 연마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넓고 인자한 사람이었습니다.
샤오메이는 양자강 이남 시진이라는 도시 근처 시골 마을의 소작농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3남 1녀 중 둘째였습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곤궁함 삶에 샤오메이는 10살에 시진의 중산층 수선집에 민며느리로 들어갑니다. 엄격한 시어머니 밑에서 눈치밥을 먹고 살아야 했던 그녀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둘째 동생을 도와주었으나 이 때문에 파혼당하고 다시 시골마을 친정집으로 쫒겨갑니다.
이 작품은 린샹푸와 샤오메이라는 너무나 다른 배경의 두 남녀가 어떻게 시대의 풍랑 속에서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는지를 큰 이야기의 줄기로 삼고 있습니다.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 초기까지, 신해혁명이 일어났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소설 <토지>의 도입부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과 비슷한 시기입니다. 전통 봉건사회가 무너지고 서양의 신문물이 들어옴과 동시에 국가의 중앙 권력이 무너지고 중국 각 지역이 무정부적인 상태가 됩니다. 이 작품의 전반부, 약 70%의 분량은 린샹푸의 시점으로 작품을 이끌어나가고 후반부 약 30%는 샤오메이를 화자로 두어 이야기를 전개해 나갑니다. 전반부 린샹푸의 이야기는 샤오메이와의 만남과 사랑, 그리고 그를 떠난 샤오메이를 찾으러 <원청>이라는 존재하지 않은 도시를 향해 나아가는 앞부분 이야기와 시진에 자리잡고 샤오메이를 기다리면서 북양군과 국민혁명군 같은 군벌들, 토비 도적때들을 상대하는 시대와의 분투를 다룬 뒷부분으로 나뉘어 담겨져 있습니다.
린샹푸와 샤오메이, 그리고 그 둘의 딸 린바이자와 그녀 대신 토비에게 스스로 붙들려간 천야오우의 사랑이 작품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무정부상태의 중국에서 토비와 군벌들을 상대로 힘겹게 분투하는 민중들을 그렸다는 점에서 수호전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위화 작가의 다른 작품 <인생>, <허삼관 매혈기> 못지 않게 감동적이라 많은 분들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작품입니다. 소설을 읽고난 지금도 아직 감동과 여운이 가시지 않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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