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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즐거움

어떻게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가 -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IT플랫폼 업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책읽기 시리즈 중, 가장 교과서적으로 보이는 책을 알라딘 중고매장에서 발견해서 약 한달간 조금씩 꾸준히 읽어 보았다.

플랫폼 사업에 대해 과장도 편견도 없이 비교적 담백하게 적어낸 책으로 대학교 1학년 학생이 교양수업으로 들을 때 사용하면 좋은 정도의 느낌. 현업에서 업무할 때 영감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읽은 내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성공과 실패, 특히 실패에 대한 사례분석에 관심이 많았다.

운 좋게도 제조업, 유통업(종합상사)를 거쳐 IT플랫폼 업계에 몸담게 된 나로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제 5장 '플랫폼 전환 : 전통 기업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법'이었다. 전통적인 기업이 플랫폼 사업에 발을 딛게 되는 경로를 크게 3가지로 보고 있는데 1) 이미 플랫폼이 구축된 회사에 편입 혹은 협력하는 법(사실상 종속되는 것으로 느껴질 수 있기는 한데, 다만 대기업이라 할 지라도 이 방법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보았음) 2) 플랫폼 업체를 인수하는 법 3)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법 이었다.

예전 회사에서 조그만 조직을 꾸려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노력을 했으나 실패했었다. GE도 IoT와 관련된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IT플랫폼 업체로 몸을 옮겨 현업 담당자로 일을 해 보니 왜 그런지 명확하게 알 것 같았다. 전통기업과 IT플랫폼 기업은 추구하는 방향과 기업문화 및 일하는 방식, 조직 구성원의 경력과 태도 모든 면에서 너무나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전통기업의 기존 비즈니스 방식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전통 대기업이 플랫폼 사업을 성공시킨 사례를 찾기 힘든 것처럼 - 

코로나 엔데믹과 금리 인상이 함께 닥쳐온 2022년말 현재, IT플랫폼으로 대변되는 성장주에 대한 신화가 서서히 현실화 되고 있는 지금 플랫폼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걷어내고 조금 더 명료하고 현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타이밍 좋을 때 적절하게 읽어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