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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의 즐거움

구글이 일하는 방식 - 'How google works'


IT플랫폼 업계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읽은 책 Google 2편. 1편은 OKR에 대한 책이었고 이 책은 구글 전 CEO 에릭슈미트와 수석 부사장을 지낸 조너선 로젠버그가 직접 집필한 책이다. 사실 빛의 속도로 변하는 IT플랫폼 업계에서 2014년에 발간된 책을 읽는 것이 뭔가 의미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쨌거나 구글을 현재의 수준으로 이끌어온 경영진의 얘기를 직접 들어 본다는 의미에서 나름 정독해 보았다.

IT플랫폼 업계는 업무하는 방식 만큼이나 본인의 비즈니스에 대해 솔직 담배하기 때문에 '크래프톤 웨이'를 읽었을 때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약 250page 분량 중에서 크래프톤의 성공이야기는 50page도 되지 않았고, 어떻게 크래프톤을 창업했는지, 잘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어 좌충우돌했는지, 배틀그라운드가 나오기 전까지 위기 속에서 얼마나 허덕였던지에 대한 이야기가 약 200page를 덮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자화자찬이나, 눈물겨운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공담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조직이 이렇게 흘러왔는가를 비교적 담담하게 기술한 느낌이었다. 몇가지 문장에서는 꽤 아름다운, 문학적인 표현도 엿볼 수 있었다. 인상 깊었던 글을 옮겨 보려고 하는데 책의 순서대로 옮겨 오지 않고, 맨 마지막에 있던 <결론> 챕터가 가장 인상적이라 그 부분을 먼저 가져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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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거대한 낙관주의의의 순간 순간 속에 살고 있지만, 이 순간은 동시에 거대한 불안의 시기이기도 하다. 비단 텔레비전 방송 운영자들만 불안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 책을 쓰는 3년 동안에 수많은 기업이, 기술의 파괴적인 충격을 체감했다. ...(중략)... 기술 주도 변화의 속도는 신기술에 대한 사람들의 적응력을 앞지르면서 전체 노동자 계층과 많은 국가의 경제 구조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건전한 경제에 토대를 둔 안정적인 중산층의 직업은 개발도상국 또는 온라인으로 옮겨가거나 전부 사라지고 있다. 한때 탄탄했던 사업이 붕괴되고 그 경제적 충격이 가까운 시기에 결국 고통과 혼란을 몰고 오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중략)...
이러한 상황을 직시해보면 이제 기존의 사업체는 선택의 기로에 직면했다고 보인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기술을 변화의 도구가 아니라 단순히 경영의 효율성과 이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세계에 머물며 계속 경영할 수도 있다.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 다수의 기업체가 볼 때 기술은 멀리 떨어진 건물에서 조금은 이상한 집단이 추진하는 흥미로운 행위 쯤으로 보일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매주 CEO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의제는 아니다. 그리고 새로운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에 따른 절박한 혼란상도 로비스트와 변호사를 통원해 격파할 대상으로 본다. 비록 오랜시간이 걸리더라도(또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이에 정면대응하지 않고 문제를 회피하는 방식은 비극적인 결말을 불러올 것이 분명하다. 기술과 이에 따른 파괴력은 너무도 막강하다. ...(중략)... 기업 차원에서 혁신적인 일은 대개 대기업에서 사소한 기회로 비친다는 것이다. 이들이 혁신에 시간과 정력을 쏟을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그에 따른 성공이 너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리스크에 따른 보상은 없어도 실패할 때는 책임 추궁을 받는다. 개인적인 이익 구조가 불균형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사람은 안전한 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 page 350~355

"해고하는 것은 해고당하는 것만큼 비참한 기분은 분명 아니지만 그래도 아주 몹쓸 짓이다. 여러분이 해고해본 경험이 있다면 불쌍한 동료를 옆으로 불러내 일이 잘 안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다. ...(중략)... 그러므로 언제나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을 처음부터 채용하지 않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구글이 채용과정에서 가긍정적 판단(채용하지 않아야 하는데 채용하는 것)보다 가부정적 판단(채용해야 하는데 채용하지 않는 것)의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여러분 자신을 테스테해 보라. 여러분이 팀에서 최하위 실적을 올리는 직원 10퍼센트를 새 인력으로 물갈이하면 조직이 개선되는가? 그렇다면 그렇게 낮은 실적을 낳은 채용 과정을 점검해 보고 그 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중략)...
여러분은 적어도 현실의 큰 파도를 보고 있다가 그 파도를 타고 해안까지 가야 한다. 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은 먼저 회사를 보고 다음에 직책을 보며 그런 다음에야 업종을 본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 경력을 쌓기 시작하는 것은 완전히 순서가 잘못된 것이다. 올바른 업종이 우선이다. 그 까닭은 여러분이 직업 활동을 하는 중에 회사를 바꿀 기회는 몇 차례 다가오며 그 때가서 업종을 바꾸는 것은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업종은 여러분이 서핑을 할 장소로 생각하고 회사는 어려분이 타야 할 파도로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은 언제나 최고 최대의 파도가 있는 곳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 page 198~201

"제품이 우수해야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너무도 중요한 요인인데, 실험 비용이나 실패에 따르는 비용이 대폭으로 하락했다는 데서 온다. 가장 극적인 예는 하이테크 산업에서 볼 수 있다. 여기서는 소규모의 기술진이나 개발팀, 디자인팀이 아주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내고 이것을 온라인을 통해 무료로 전 세계에 배포한다. 신제품을 구상하여 만들어내고 제한된 고객층을 대상으로 정확하게 무엇이 통하고 안 통하는지를 파악하면서 끊임없이 제품의 질을 개선해나가는 것은 너무도 쉬워졌다. 아니면 안 먹히는 제품은 포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게 경험을 쌓는 데 훨씬 바람직할 것이다. ..(중략)... 값비싼 시행착오를 겪으며 최고 경영진만이 포괄적인 정보를 독점할 때, 리스크를 낮추는 데 기본적인 목표를 둔 소수의 경영진만이 독점한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내리던 시대의 사고는 처리 속도를 떨어뜨리게 되어 있고 지시에 따른 임무만 어김없이 수행한다. 사업이 지속적으로 가속화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구조는 사업에 방해가 된다는 의미다." - page 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