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나는 오락 영화 - '더킹' 후반부에서 대한민국 근현대사, 특히 정치 권력의 교체에 관한 내용이 빠르게 지나간다. 검찰 조직이 정권 교체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겹쳐 보여 주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 작품이 상영된 2017년의 시대 배경과 연계해서 보면 이해할 수 있기도 하나, 본질적으로 이 영화는 단순 오락물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억지스러운 스토리에 평면적이고 진부한 캐릭터들의 뻔한 대사가 난무한다. 상류층의 묘사나 검찰 내부의 이전투구, 시대상의 내러티브 등이 기존 사회 비판성 영화들의 전형을 어설프게 답습하였다. 불량배였던 아버지를 두었다가 검사가 되고,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검사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다 재력가 장인의 도움으로 정치를 한다는 너무 간지러운 설정이 작품 마지막을 더욱 민망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 더보기 인연 - '패스트 라이브즈' 요즘 핫한 유태오님이 출연하고 베를린 영화제에 출품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얘기를 오래 전부터 들어서 기대하고 작품을 감상했습니다. 인연과 전생의 개념은 우리에게는 낯설지 않고 이방인이 캐나다/미국에서 이민 와서 정착하는 스토리는 서구인들에게 익숙할 텐데요, 이 작품 속에는 두 정서가 섞여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정서의 교차 이외에는 큰 감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인상적인 캐릭터는 노라(문나영, 그레타 리)의 남편이었는데요. 24년 전 헤어진 사이지만 지금까지 감정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와이프와 와이프의 첫사랑을 최대한 넓은 마음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질투를 느끼고 숨기지 않지만 시기하지 않고, 상황을 불안하게 쳐다보되 허세부리지 않는 뭔가 인격적으로 성숙한 .. 더보기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감>을 싣다 - 사티아 나델라, 'Hit Refresh' 1975년 설립된 마이크로소프트는 단 세명의 CEO가 운영했습니다. 창업자 빌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를 뒤이은 이 책의 저자 사티아 나델라가 이 50년 역사 속 세번째 CEO입니다. 스티브 발머 후임자로 오르내렸던 CEO 대상자 중 사티아 나델라는 가장 눈에 띄지 않았던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차기 CEO로 그가 발표되자, 변화와 혁신보다 조직 안정을 택한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나 빌 게이츠가 다시 경영으로 돌아오기 위한 초석이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왔습니다. 2014년에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꾸준히 마이크로소프트의 변화와 혁신을 이루어 나갔고, 2024년 2분기에는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를 탈환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 책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부분에서는 저자 사티아 나델라가 어떤 사.. 더보기 이런 사람들도 있어요 - 넷플릭스, '무도실무관' 마동석 범죄도시류의 액션 영화다. 범죄자들을 잡는 경찰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출소하여 전자 발찌를 장착한 범죄자들을 감시하는 보호관찰관과 조를 지어 업무를 하는 무도실무관은 대부분 생소했을 것이다. 무도실무관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어려움 속에서 일반 시민들을 보호하는지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마지막에 경찰이 해야 할 일을 무도실무관과 그의 친구들이 해치우는 점에서 현실성이 부족하여 공감을 얻기는 좀 어려웠지만, 아동성범죄를 저지르는 빌런을 정도(김우빈)가 해치우는 장면은 역시 통쾌하다. 더보기 난세의 전기(傳奇)적 이야기 - 위화, '원청' 린샹푸는 중국 북부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안타깝게도 아버지는 5살에 여의고 어머니는 19살에 세상을 떠나 외롭게 살아갔습니다. 부지런하고 과묵하며, 재물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고 기술을 중시여겨 성실히 연마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이 넓고 인자한 사람이었습니다. 샤오메이는 양자강 이남 시진이라는 도시 근처 시골 마을의 소작농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3남 1녀 중 둘째였습니다. 숨이 막힐 정도로 곤궁함 삶에 샤오메이는 10살에 시진의 중산층 수선집에 민며느리로 들어갑니다. 엄격한 시어머니 밑에서 눈치밥을 먹고 살아야 했던 그녀는 곤란한 상황에 빠진 둘째 동생을 도와주었으나 이 때문에 파혼당하고 다시 시골마을 친정집으로 쫒겨갑니다. 이 작품은 린샹푸와 샤오메이라는 너무나 다른 배경의 두 남녀가 어떻게.. 더보기 사랑의 소유를 위해 택한 고립/ 고립된 자의 외로운 집착 -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 이꽃님 용인시 독서감상문 대회에 한번 출품해 볼 생각으로 작성한 독서감상문입니다. 용인시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 중 1권을 택해서 써야 하는데, 얼마 남지 않은 기간에 도서관에서 대여할 수 있는 책이 이것 밖에 없어서 선택했습니다.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위한 책으로 보이는데 썩 잘된 작품으로 보기는 어려웠구요, 군데 군데 엉성한 부분이나 감정의 과잉이 적지 않았습니다. 다만, 청소년 시절 느낄 수 있는 "하루 종일 머리 속에 너만 생각해" 감정을 40대 초반에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던 점은 신선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감상문 전문입니다.----------------------------------------------------------------------------------------------------.. 더보기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 위화,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현대 중국을 10개의 키워드로 풀어 놓은 책이다. 중국에 대해 깊은 생각과 이해가 있던 분이 아니라면 나는 책의 챕터를 거꾸로 읽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아래 10개의 키워드 각각 하나가 한개의 챕터인데, , 보다는 , 부터 읽는 것이 더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 , 는 문화대혁명이 중국인의 사유 및 의식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이 주로 나오기 때문에 중국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가 약간 필요할 수 있는데 , 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현대 중국인의 어떤 습성, 이미지와 바로 연결지어 볼 수 있어서 재미도 있고 이해하기도 쉽기 때문이다. 특히 이 두 챕터는 우리가 중국인들에게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이미지 - 짝퉁이 범람하는 하고, 과장되고 뻥튀기하는 습성 - 의 근원과 뿌리에 대해서 깊게 파해치.. 더보기 피와 칼, 혼령과 정령 - '파묘' 일제 시대, 일본인들이 한국의 주요 풍수 거점에 쇠말뚝을 박아 민족 정기를 해치려고 했다던 중학교 시절 국사 선생님 말씀이 떠올랐다. 아마 지금 교단에 계신 역사 선생님들은 1980~90년대 선생님들만큼 민족주의적인 색채가 강하진 않을 것 같지만 그런 인식은 계속 내려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 '파묘'는 친일파의 자손이었던 부유한 집안의 묫자리를 이장하는 전반부와 일제시대 한국의 정기를 훼손하기 위한 사무라이 쇠말뚝을 파해치는 후반부, 두 개의 겹쳐진 에피소드를 파해치는 이야기이다. 음양오행이나 풍수, 혼령과 정령(도깨비?) 같은 논리적인 것으로 설명하기 힘든 것들을 다루고 있으나 스토리는 논리정연하고 세련되게 흘러간다. 영화 스토리 순이 아니라 시간 순으로 이야기의 배경을 정리해 보면 : 일본 .. 더보기 이전 1 2 3 4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