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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우리는 이제 더이상 못 볼지도 몰라 - '플로리다 프로젝트'

 디즈니월드가 있는 알록달록한 동네에서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뛰어 노는 것으로 작품은 시작합니다. 디즈니월드와 비슷하게 꾸려놓은 모텔 '매직 캐슬'에는 여행자가 아니라 아예 눌러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의 부모는 하루하루 근근히 생활하는 미국 저소득층으로 주인공인 무니의 엄마 핼리는 특별한 직업 없이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영화의 절반은 무니가 알록달록한 동네에서 친구들과 여기 저기 신나게 노는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절반은 몸의 절반은 문신이고 말의 절반은 욕설인 핼리의 위태로워 보이는 생활로 채워져 있습니다.

 
핼리와 무니는 작품 마지막에 헤어지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무니가 핼리와 계속 살게 되면 엄마인 핼리보다 나을바 없는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 자명해 보이면서도, 아동국에서 오기 전 핼리가 무니와 비를 맞으며 놀 때나 고급 뷔페에서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과연 그 누가 핼리보다 더 무니를 아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 보게 됩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좀 집중해서 2시간을 꽉 채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많은 관람객들이 모텔 매니저인 '바비'에 감정 이입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따뜻하게 대하며 저렴한 모텔에 장기 투숙할 수 밖에 없는 핼리와 핼리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몰차지 않는 인간적인 어른입니다. 미장센은 판타지스럽게, 이야기는 리얼리즘으로 그려낸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