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주는 도발적인 질문과 결혼 제도에 대한 왈과왈부를 떠나서, 아주 단순히 이 책을 본다면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나는 매력적인 여성 때문에 애 태우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물론, 이런 뼈다귀 외에 많은 것들이 섞여 있지만,
우리의 상식을 말하는 덕훈이 있고, 그 상식은 현대(근대)가 낳은 산물일 뿐이라며
고대 인류의 역사를 말하고 있는 인아가 있다. 무엇이 더 진실에 가까운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어쩔 수 없이 덕훈에게 감정이 이입되었고 자기 맘대로 사랑과 결혼을 해석하는 인아가 미웠다.
책을 읽는 내내 덕훈과 함께 계속 애태우게 되었다.
하나 생각할만한 점은,
우리가 발칙하다고 할 만한 이러한 상상이 사실은
남녀의 입장을 바꿔놓고 보며는 사실은 크게 이상할 것도 없었다는 것이
우리의 남녀관계의 역사였다는 점. 그래서 바람기 많은 남자와 어쩔 수 없이 이혼하지 못하고 사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로 치환했을 때는 그렇게 발칙하고 이상하지 않는다는 점이 참 쓸쓸하다.
※ 덕훈 할아버지, 아버지가 바람둥이 오입쟁이였다는 사실이 거울처럼 비춰준다.
그래도 이 책에서 사랑이란, 독점하고 싶은 욕망을 수반한다는 사실을 버리진 못한다.
항상 쿨하게 연애하는 것 같은 인아도 잠시 덕훈이 함께 한 여자가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궁금해 하니까 - 혹은 불안해 하니까, 또 인아와 비슷한 생각으로 인아의 두집 살림을 알고 들어오는 재경도,
인아가 또 다른 남자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몸서리치니까.
나도 한 때, 어느 적정한 선만 넘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남자들과 섞여 어울리는 것에 관대했다가
배신감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역시 사랑을 독점하지 않으려고 의식하는 것이나 그러려고 노력하는 것이
쿨한 것은 아니고 솔직한 것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살면서 느끼게 된다. 물론 억압과 독점도 좋진 않지만
사랑에는 울타리가 생기고 서로의 울타리라는 것은 책임을 수반하게 되니까.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으나 그보다 더한 가슴저림을 느꼈던
그래서 읽는 내내 계속 불편했던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