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기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우리들의 낮은 울타리를 위하여 - 김승옥, '무진기행'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밖으로 나오면, 밤 사이에 질주해온 적군들처럼 안개가 무진을 삥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무진을 둘러싸고 있던 산들도 안개에 의하여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리고 없었다.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 해가 떠오르고, 바람이 바다 쪽에서 방향을 바꾸어 불어오기 전에는 사람들의 힘으로써는 그것을 헤쳐 버릴 수가 없었다. 손으로 잡을 수 없으면서도 그것은 뚜렷이 존재했고 사람들을 둘러쌌고 먼 곳에 있는 것으로부터 사람들을 떼어 놓았다.' - '무진기행' 중에서 어떤 무엇이든간에, 빈틈 하나 없는 대상을 만나면 두려워 움츠러 든다. 죽어도 깰 수 없을 것 같던 슈팅게임의 끝판 대장을 대할 때의 버거움. 연휴가 끝나고 일..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