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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국부에 관한 고찰 - 애덤 스미스






자유 경쟁과 시장원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입이 마르도록 원용되는 국부론. '교과서를 죽인 책들'에서 그가 광포하고 냉혹한 경쟁의 원리만 강조한 사나이는 아니라는 점을 발견했다.

그가 자유 교역과 분업의 중요성, 국가 개입의 최대한 배제를 주장했던 것은 그가 살았던 시대적 환경을 기반한 것이다. 국민의 복리를 담보하지 못하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국부는 왕족과 귀족의 사치품 구입에 소진되었다. 자본주의적 착취가 심화되며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노동자를 쥐어짜는 시스템을 비판하기도 했던 애덤 스미스. 노예 노동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그를 올바르게 보지 못하고 시장주의자들의 왜곡에 의해 은근한 악감정을 가졌던 내가 후회스러웠다.

마치 애덤 스미스와 맑스가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다시 보니, 내가 갖고 있던 생각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덧붙여, 나 또한 인간이 선하다는 가정보다는 악하다는 가정에서 세계를 고찰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본다. 최선을 기대하기보다는 최악을 고려하는 쪽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사냥과 목축을 주로 하는 어떤 부족에 숙련된 솜씨로 활과 화살을 만드는 기술자가 있다고 하자. 그는 필요한 경우 자신이 만든 무기와 동료들이 사냥한 고기나 가축을 교환한다. 그는 이 같은 방식으로 자신이 사냥터로 나아가 직접 잡는 것보다 더 많은 고기와 가축을 얻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기술자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활과 화살을 마드는 일에 더욱더 매진하게 된다. ... 또 어떤 사람은 오두막집의 골조나 지붕 덮개, 또는 이동식 주택을 만드는 데 자신을 특화시킨다. ... 같은 방식으로 세 번째 사람은 대장장이가 되며, 네 번째 사람은 가죽 가공업자가 된다. 물론 이들은 노동력을 투입해 생산한 물건을 남에게 팔 수 있다는 사실과 역으로 남이 생산한 물건을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꺼이 특정한 직업에 종사하는 것이다. 동시에 이들은 자신의 재주와 기술을 연마하여 특정 분야에서 최고의 수준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한다.'  ---> 분업을 원시 사회에 기원에 따라 고찰하며



'노동만이 재화의 가치를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하며 최종적인 기준이다. 노동의 가치는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에 의해 모든 재화의 가치가 산정되며 또 비교될 수 있다. 이것이 재화의 실질 가격이며 화폐는 명목 가격에 불과하다.'

노동자는 더 많이 받기를 원하고 고용주는 가급적 적게 주려 한다. 전자는 임금 인상을 위해 후자는 임금 삭감을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 두 집단 중 어느 쪽이 분쟁에서 더 유리한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다. 고용주(주인)들은 소수이기 때문에 훨씬 잘 단합할 수 있다. 또한 법도 그들의 협력을 보장한다. 최소한 막지는 않는다. 반면 법은 노동자의 단결을 막는다. 임금 삭감을 금하는 법은 없는 반면, 임금 인상을 금하는 법은 무수히 많다. 또한 이 분쟁에서 고용주들은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지주, 제조업자나 상인의 경우 단 한 명의 노동자도 고용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벌어놓았던 수입에 기초하여 1~2년은 잘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노동자들은 1주일도 버텨내지 못할 것이고, 극소수많이 한 달을 살아남을 것이며, 1년을 살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노동자만큼이나 고용주도 노동을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그 필요성이 대두되지는 않는다.' -->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에 대하여


'하인이나 단순 노무자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노동자들은 사호의 대다수를 점하고 있다. 대다수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을 전체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구성원이 가난하고 비참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그 사회는 행복할 수 없으며 발전할 수도 없다. 반면 자신의 노동력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부자들만큼 잘 먹고, 잘 입고, 안락한 집에서 살 수 있는 평등한 권리가 보장된다면, 사회는 더 행복해지고 또 번영할 것이다. 노동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다면 보통 사람들은 더 근면해질 것이다. 임근은 바로 근면함을 키우는 자극제이다. 근면함은 인간의 다른 본성과 마찬가지로 자극을 받는 만큼 커지게 되어 있다. 따라서 높은 임금을 받는 노동자는 그렇지 못한 동료들보다 더 적극적으로 근면ㆍ성실하게 일한다.

상인과 제조업자들은 높은 임금이 가격상승을 유발하여 국내외에서 매출을 감소시켰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지나친 이익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다. 그들은 자신의 높은 수입이 야기하는 치명적인 효과에 대해선 침묵하고 오직 남을 비난한다.' --> 임금이 가지는 성실성과 근면의 효과에 대하여


'모든 동물은 생계 수단의 많고 적음에 비례하여 번식한다. 하지만 문명화된 인간 사회에서는 오직 하류층만이 생계의 수단 때문에 번식에 제한을 받는다. 이들의 후손들은 세상에 태어난다고 해도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다수가 죽음에 이르게 된다.' --> 맬서스의 <인구론>이 나오기 22년전


'개인이 방탕하거나 행동을 잘못한다고 해서 대국이 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방만하거나 잘못된 정책 운영으로는 충분히 망할 수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세금과 같은 공공 수입은 비생산적인 부문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쓰이고 있다. 국가는 사치스러운 법원과, 방대한 교회 조직의 인력을 유지하는 데 막대한 돈을 쓰고 이싸. 또한 어머어마한 해군과 육군의 평시에는 아무런 생산 활동도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전시에 뭔가 득이 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인력은 아무 것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다른 사람의 노동에 기초하여 살아가는 셈이다. 만약 비생산적인 인력의 숫자가 불필요하게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이들의 소비가 생산적인 노동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까지 잠식하여 노동자들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 생산적인 노동과 비생산적이 노동


'모든 사회와 국가의 경험에 비추어 보건데 가장 저렴할 것 같은 노예 노동력은 결국에는 가장 비싼 값을 치르게 한다. 재산을 소유할 수 없는 인간은 많이 먹고 적게 일하는 것 이외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노예는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필수품을 획득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동은 할 것이다. 그 이상의 노동을 강제하기 위해서는 노예의 의사에 반하여 폭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  --> 노예 노동에 관한 충고, 하지만 사유재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상인, 무역업자, 변호사였던 그들이(미국 식민지인들이) 국회의원과 행정가로 변모하여 광활한 국가를 통치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정부를 세웠다. 이 국가는 전무후무한 힘을 가진 위대한 제국이 될 가능성이 많다. 아니, 그렇게 될 것이다.' --> 미국의 미래를 예언


'현명한 가장이라면 밖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물건을 굳이 집에서 더 많은 돈을 들여 만들지 않을 것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어떤 물건을 우리가 만드는 것보다 외국에서 더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면 그것을 수입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우위를 갖는 물품을 같은 방법으로 외국에 수출해야 한다. --> 자유무역의 경제적 이점에 관한 일반 원칙


'머리를 쓰지 않은 자는 비겁한 자보다 더 사악한 존재다. 성격상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가가 하층민을 교육함으로서 얻는 이익은 별로 없을지라도, 그들을 교육시키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리고 교육으로 인해 얻는 이익을 무시해서는 곤란하다. 교육을 받게 되면 극심한 사회적 무질서의 주된 원인인 광신과 미신적 행동에 덜 현혹된다.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은 무식하고 어리석은 자보다 질서 있고 예의바르게 행동하는 법이다. 서로를 더 존중하고 윗사람을 존경할 줄 알며 또한 그로부터 총애를 받는다. ... 자유국가에서는 국가의 존망이 국민 각자의 현명한 행동 여하에 달려 있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들이 경솔하고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공공 교육에 대한 주장과 국가의 역할

(미디어몹 : 2006/07/19)



  1. 들꽃향기 blog 2006-07-19 12:34

    시장주의자들의 왜곡에 의해 스미스가 악용되고 있다. 이것은 촘스키 역시도 지적했던 문제였죠...그런데 이 글을 보니 그 지적이 좀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이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 음유시인 blog 2006-07-19 23:50

      아, 촘스키 선생이 그런 말도 했던가요? 오호~ 전 우연히 책을 뒤적이다 발견했을 뿐이죠~ ^.^

  2. 나는 왜.. 2006-07-19 13:39

    국부에 어울리는 단어는 가려움증이라고 생각하는걸까?

    1. 음유시인 blog 2006-07-19 23:51

      음... 국부가 과연 정확히 어딜까요? 골반도 그렇고, 그냥 쓰긴 쓰는데, 정확히 어딘지 알지 못하고 쓰고 있거등요~ ^.^

  3. [스크랩] 지친마음 blog 2006-07-19 14:22

    애덤 스미스에 대해서 이런 애기를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한번 원전을 찾아서 읽어봐야되나 모르겠네요.

    1. 음유시인 blog 2006-07-19 23:52

      우욱~ 전 감히 원전을 찾아 읽진 못하고, 고전을 요약해 놓은 책에서 발견했지요~ 아주 오랜시간이 지나서 한 번 읽어볼까 합니다. ^.^

  4. apollon blog 2006-07-19 22:24

    고수님들이 참 많습니다.

    1. 음유시인 blog 2006-07-19 23:52

      그러게요. 특히 미몹엔 지적으로 뛰어난 분이 많으신 것 같아요. 배울 점이 많습니다. 미천한 저에게는요... ^.^

  5. Arborday 2006-07-20 00:01

    전후사정이란건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아담스미스가 얼마나 인간적인지는 그를 배워봐야만 알 수 있거든요. 사실 막스를 들먹이는 많은 사람들도 막스의 생각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쨌거나 지나가며 한 말씀만 드리자면, 시장주의자들이라고 해서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남자가 외로울까봐 여자를 만들었듯, 경제학자가 외로울까봐 다른 경제학자를 만들었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다만 일반에 접해지는 시장주의자들이 거의 같은 모습들로 보여지는 겁니다. 그것도 왜곡이죠.

    1. 음유시인 blog 2006-07-20 10:30

      음... 인간적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조금 다른 거 같애요. 물론 님이 그런 의도로 쓰신 것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한 인간이 인간적인가 그렇지 않은 가는 만나보지 않고는 알기 힘든 얘기죠... 다만 그의 이론에서 인간을 얼마나 중심에 두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닐지~

      님 말씀처럼 전후사정이란 아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누군 시장주의자다, 누군 분배론자다, 라고 이분화시키는 것도 별로 저는 맘에 들지 않구요... 어떤 스펙트럼같은 게 있을 수 있겠지만요. 하지만 뭔가 틀을 두지 않고 세계를 파악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죠~ ^.^

  6. 말리 blog 2006-07-24 17:50

    분업에 관한 이야기요. 저게 잘은 몰라도 아마 사용 가치에 의해 교환이 이루어지던 시기의 이야기겠지요. 그때는 저렇게 하는 것이 효율적이잖아요. 그런데 '화폐'가 발명되면서 교환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뀐셈이잖아요. 화폐라는 것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닌 無인데, 현재 시장 경제에는 그것이 모든 것을 지배하게 되버렸다고 하잖아요. 물건은 교환가치에 의해 거래되구요. 여튼 그 얘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구요. 어떤 문장이나 사상을 인용할 때 고것만 딱 떼 가지고 오면 전혀 엉뚱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호환마마 보다 무섭다는 그 '거두절미'요. 잘은 모르지만 아마 첫번째 저 인용문을 FTA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잖아요. 저 자체로는 말이 되도 아주 잘 되는 거니까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시장주의자들이 스미스를 이용해 먹었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지만, 우리는 누구나 과거를 인용할 때 기본적으로 이용해 먹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뭐 재해석이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뭔 말이야구요? 흐흐...... 그냥 책을 읽고 감명을 받고 어떤 문장이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을 때....그건 언제나 독자의 관점에 의해 재해석된 문장이라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욜케 인용문을 좌라라락~~ 모아 놓으시면 또 그건 그것대로 시인님의 관점이 보이기도 한다는 거죠. 뭐 한마디 해 드리고 싶은 부분은 글을 쓰실 때 저걸 보편적인 양 마구 인용하면 대략 난감이란 사실입니다.

    1. 음유시인 blog 2006-07-26 08:27

      아, 그건 오해아닌 오핸데요. 저 인용문은 제가 따 온 건 아니고 - 사실 '국부론에서 따 온 것도 아닙니다. 국부론을 읽어 보지도 못했죠 - '교과서가 죽인 책들'이라는 책에서 간략하게 국부론을 소개할 때 그의 사상을 인용한 부분, 그걸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물론 전부 다 퍼왔죠. 거기서 또 제 나름 맘에드는 것만 따온 것은 아닙니다.
      왜, 있잖아요 고전을 간략하게 소개해 놓은 책들, 거기서 따 온거죠~

    2. 말리 blog 2006-07-26 10:24

      오해 아닌데욤 ㅋㅋㅋ ==3333=3333333333
      그러니까 왜 저게 마음에 들었냐 하는 거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