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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viSit Kingdom

CITY of OxFord

'대학'은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한다. 들어가기 전에는 나의 의식과 무의식을 죄고 있는 족쇄인 동시에 탈출구이자 희망이었고, 다니는 동안에는 벗어나고 싶지 않을 만큼 포근했던 성장과 지혜의 토양이었다. 졸업한지 반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대학은 아련한 추억의 공간이자 자유로운 모든 것들을 상징하는 터전이다.

'크게 배운다(大學)'는 지성의 의미로든, '온 우주(Universe)'라는 어원에서 가져올 수 있는 진리의 의미든, 대학은 적어도 내게 모든 긍정적인 것들을 다 쏟아부었을 때 이룩할 수 있는 아마도 유일한 성이 아닐까 싶다.







Oxford역에서 City Centre에 들어서면서 나는 난데없이 교토를 떠올렸다. 물론 교토는 Oxford보다 인구가 10배 정도 많고, 대학도시라고 하기엔 그 이외의 무수한 것들을 많이 갖고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교토 대학이 교토라는 도시에 있으면서 뿜어내는 아우라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것처럼 Oxford 역시 Oxford라는 대학이 이 도시의 거리 거리, 골목과 사람들을 빛나게 하는 것 같다. 교토 대학이든 Oxford든, 그 학풍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이미지도, 자타가 공인하는 학문적 성취도 비슷한 면이 많다.



 


내가 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었을 때 떠오르는 마을의 이미지를 가장 환상적으로 구현해 놓은 도시. OXFORD에서 내가 받았던 첫 인상은 그러하다.







Oxford는 전 세계 수없이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는 별처럼 많은 대학 중에서 단연 top중의 top이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다.

Christ Church College한 곳에서만 13명의 영국 수상이 나오고, 알버트 아인슈타인, 철학자 존 로크, 도슨, 마거릿 대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집필한 루이스 케롤, 오스카 와일드 등 무수한 인물을 배출했다. 이 한 대학교에서만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가 얼마나 되는지 세기도 힘들 정도다. Oxford는 자연과학 / 공학 위주로 발달한 Cambridge와 달리 인문 / 사회과학이 전통적으로 강하다고 한다.





Oxford는 특히 최근 헤리포터의 배경이 되면서 학문적 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의 선도적 중심지도 되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부터 '해리 포터'까지, 750년의 역사를 지닌 이 곳은 전통에 매몰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역사를 써가고 있다.






너무 오래 걷다보니 다리가 아파 카페에 앉아 쉬고 있는데, 옆에서 두꺼운 책을 끼고 공부하는 사람,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 친구들과 재잘거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이제 이 흔적을 더듬으러 천천히 일어나야겠다.

(미디어몹 : 2008/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