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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휴먼스토리 -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정신병원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간호사분이 웹툰으로 올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넷플릭스 시리즈물로 구현한 작품이다. 원작 웹툰을 찾아봤는데 드라마처럼 귀엽고 러블리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는 자극적인 작품이 많은데, 오랜만에 접한 담백한 휴먼 드라마였다. 마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사랑스럽고, 친근하고, 친숙하다. 여기서 친숙하다는 점은 명신대학교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의사님들 뿐만 아니라 병원 환자분들과 가족들이 겪는 아픔과 상처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난관과 고민들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기 전까지 정신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에 대해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처럼 색안경을 끼고 보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분들의 정신적인 고통은 그리 대단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직면하는 많은 문제점들에서 시작하였다.

 예전 심신이 지치고 마음이 어려울 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산책을 하곤 했었다. 조금은 비슷한 느낌으로 이 작품을 천천히 들여다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내가 겪고 있는 스트레스와 압박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다가올 수 있으며, 심지어 상담과 약물 치료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고립감을 느끼거나 적어도 그리 외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간호사 분이 이런 이야기를 웹툰으로 창작하고 다시 드라마 시리즈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창작을 한다는 것이 과거처럼 어떤 전문적인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알고 놀라웠다. 변호사가 소설을 쓰고, 간호사가 웹툰을 만드는 세상. 다른 영역의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도 내 안의 다른 재능을 끌어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새삼 알고서 놀라웠다. 명문대를 졸업해 방송국 PD가 되어야 고가의 영상 제작 장비를 다룰 수 있었던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던 시절에서 이제 맥북과 영상 편집 App이 있으면 누구나 훌륭한 영상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게 된지 오래된 시대.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하고 다변화되며 풍부해지고 있다는 것을 세삼 느끼게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08vlU3VRu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