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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숨쉴수 없는 몰입감의 스릴러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어제 너무 어이없이 재미없는 영화를 보았다가(https://juneywoo.tistory.com/406) 오늘은 충격적으로 훌륭하고 몰입감 터지는 작품을 보게 되었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남미 마약 카르텔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올해 초 <수리남>, <나르코스> 시리즈를 보면서 콜롬비아, 멕시코등 남미 마약 카르텔에 대한 얼마 간의 지식이 생겨 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3명의 주요 인물은 FBI요원 '케이트', 국방부 고문이라고 하지만 CIA요원으로 짐작되는 작전의 총 리더 '맷 그레이버', 그리고 초반 미지의 인물로 설정되나 후에 콜롬비아 지방 검사 출신였다가 멕시코 카르텔에 의해 가족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하여 복수를 꿈꾸는 인물로 밝혀지는 '알레한드로'이다. 작품 전반적인 시선과 시점은 '케이트'를 따라 다닌다.

 케이트는 책임감이 강한 원칙주의 FBI요원이다. 작품 초반 멕시코 카르텔에 의해 감금된 인질을 구하러 갔으나 인질은 발견하지 못하고 벽에 은닉된 처참한 시신을 목격한다. 그 인근을 수색하던 FBI 및 경찰 동료들은 멕시코 카르텔이 설치해 놓은 폭탄에 의해 죽고 부상을 당한다. 이 사건 이후로 '케이트'는 '맷'과 '알레한드로'와 함께 멕시코 카르텔을 잡는 작전에 참여하게 된다. 법과 폭력의 경계를 오가는 작전 계획에 회의를 느끼고 심지어 전반적인 수행 계획을 듣지 못한 채 들러리 서기도 한다.

 멕시코 카르텔과의 작전을 리드하는 사람은 '맷'이고, 화자는 '케이트'이지만 작품을 모두 보고 나면 실질적인 주인공은 '알레한드로'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전율하게 되었다. 단순히 스토리 뿐만 아니라 작품의 미장센도 어마어마하다. 특히 처음 멕시코 '후아레스'로 들어갈 때 케이트가 느끼는 긴장, 땅굴 작전에 들어갈 때 배틀그라운드 게임처럼 빨려들어가는 몰입감, 죽은 멕시코 경찰의 가족이 총성이 들리는 가운데에서 축구 경기를 하는 장면까지 단순한 액션 스릴러라고 하기에는 완성도와 밀도가 차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작품에 흠뻑 빠져들어 보고 나서 감독에 대해서 검색해 봤는데, '드니 빌뇌브' 는 굉장히 유명한 감독이라고 한다. '나무 위키'에서 드니 빌뇌브 작품의 특징으로 "초월적인 폭력과 무질서 앞에 던져진 나약한 개인, 서로 상반되거나 또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더라도 다른 방식을 택하는 대립된 인물군상을 나타내면서 영화의 주제의식에 결부되도록 절묘하게 배치해놓는 특성" 있다고 하는데, 확실히 시카리오는 그런 작품의 전형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로 시간 내어 이 감독의 작품들을 하나씩 따라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