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시대를 다루면 흥행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암살>이 성공할 때까지 일제 시대를 다루는 영화는 찾기 어려웠다.
그 때는 우리 국민들에게 트라우마 같은 시기라
너무 무겁고 슬프고 아프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이 정설이었다.
<밀정>은 '케이퍼 무비'의 모습을 취하고 있었던 <암살>과 달리 '황옥 경부 폭탄 사건'이
모티브인 그들의 거사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하는 편이다.
일반적인 액션 영화에서서 이중간첩보다
대한국민의 입장에서 명확한 선과 악이 나뉘는 세상에 누가 적이과 아군인지를
모른 채 바라봐야 하는 관객의 마음은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하다.
특히 마지막 재판소에서 "나는 일본의 경찰이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흘리는 눈물은, 마지막의 엔딩을 보고 난 뒤에 곱씹으면 참 마음이 어지러워진다.
시대의 정의 앞에서 이곳과 저곳의 경계에서 줄 타기 하는 사람의 아슬아슬함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