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죽어라 경쟁하고 발버둥 아웅다웅 살야할 것까지는 없겠지만
대책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주인공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마도 김훈 선생의 책에 빠지게 되면서
남자란 가족을 위해 밥벌이를 하는 것, 그 이하의 상태에서는 어떠한 구차한
의마를 말해도 변명일 수 밖에 없다는 느낌을 몸에 새기게 되었는지
밥벌이를 하지 못하는, 그럴 의지도 없는 사내를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행복한 꿈 같았던 지원과의 만남,
큰 빚을 지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 흰 개미굴 같은 고시원에서의 하루 하루
거기서도 쫒겨나 들어간 이상한 퀴즈 회사(?)
뭐랄까 약간 현대판 '구운몽'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운몽 같이 행복한 꿈 속을 노다니는 얘기는 아니고
오히려 그 반대라고 보는 게 맞겠지만.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이들에 걸쳐 마지막에는 세벽 네시가 되어서야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었다. 뭐랄까 '벽속의 여인' 서지원은 활자로 묘사된
여자인데 너무 멋져서,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 마저 들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