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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벤자민 버튼의 이상한 경우(?!)


노인으로 태어나 아이로 죽음을 맞이하는 독특한 경우를 제외하면, 주인공 '벤자민 버튼'의 인생은 사실 그다지 극적이라고는 할 수 없다. - 물론 이 설정의 파괴력이 대단하지만 - 사람이 태어나 성장하며 때론 기뻐하고 때론 좌절하고, 누군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쓰디쓴 이별의 아픔을 겪고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이야기.
(자신을 버린 아버지가 죽기 전에 나타나 재산을 물려주는 부분은 코리안 어머니들이 좋아하는 설정이기도 하며,
 어떤 면에서는 <포레스트 검프>의 냄새가 나기도 했다.)



조금 눈여겨볼 것은, 벤자민은 노인의 몸으로 태어나 계속 젊어지기 때문에 다른 또래의 아이들보다 훨씬 노숙했고 다른 나이의 늙은이보다 훨씬 생기넘치게 되었다. 아이들이 뛰어놀 때 항상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던 노인들을 상대하고 있었고, 데이지를 떠나 전세계를 여행할 때의 나이는 아마도 50에 가까웠던 나이었을 것이다.

그래도 벤자민의 주위엔 나름 항상 그를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의 마지막까지 품에 안아 숨을 거두게 도와주었던 사랑하는 데이지가 있었다. 그런 면에서 마지막은 뭔가 극적이지 못하지만 나름 행복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