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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


세상에 무수히 많은 재주 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이라면 역시 사람을 다루는 재주라고 하겠다. 적벽에서 바람의 방향을 바꾸는 신기를 부린 제갈량도,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는 연설로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인 마틴 루터 킹 목사같은 사람도 그 위대함 속에 주변인을, 혹은 대중을 이끌어 그 사람의 뜻에 따르게 만드는 강력한 힘을 지닌 것이다.

이 힘을 '리더십'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책이, 방송이 '리더십'을 이야기한다. 특히 기업을 경영하는 학문과 영역에서 '리더십'을 주창하는 것보면 리더십이 갖추어진 리더가 이끄는 조직만이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기업경영이라는 것도 사람의 살이살이 과정이고 그 바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꼭 수익의 관점에서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경영이라는 것이 워낙 사람살이의 일반적인 것들을 수치화하고 체계화 / 정형화하는데 능할 뿐 조직, 더 넓게는 사람살이의 모둠을 이루는 곳이라면 어찌 리더십을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있으랴.



요즘 정말 끝을 모르게 떨어지고 있는 불황의 시대를 통과하면서 리더십을 생각해 보건데, 어떤 사람이 '리더십'이 있냐 없느냐는 그 사람의 됨됨이와 스스로를 갈고 닦음에서 비롯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확실히 리더십의 발현은 위기의 순간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다. - 혹은 사람들이 그것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 -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암을했던 군사독재의 시대를 함께 떠올릴 것이며, 이순신 장군도 왜군들이 한대만 더 치면 KO로 자빠질뻔한 풍전등화의 상황에서 기적같은 승리를 일구어냈다.

그러한 모든 것들을 곰곰히 되짚어 보았을 때 '리더십'에 대한 나의 정의는 이렇다.

< 정말 어렵고 힘들 때, 극한의 상황에서 바라보는 누군가
   그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을 볼 때 안심이 되는 것
   그 사람이 '이렇게 하자'라고 하면 "까짓거 그 사람이 하자고 하니까, 어떻게든 될거야"
   라고 진정으로 다수가 믿게 만드는 힘 >


인데, 그 힘이라는 것은 깊은 신뢰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깊은 신뢰라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평소에 끊임없이 신뢰를 주고 굳건히 무너지지 않는 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또한, 위기 속에서 그러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갈고 닦은 사람들은 정말,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