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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사랑이 뭘까... - '연애시대'


'종말을 맞이한 사람들(장래희망이 없어진 '어른들')의 유일한 희망인 사랑, 그 사랑의 또 다른 특별함'

- 원작자 노자와 히사시가 '연애시대'를 쓰며 적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사랑이 뭘까요'라고 사랑, 그 비슷한 거에 빠진 사람들이 물어보는 말입니다.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사랑하는 걸 알면서도 무엇 때문이든 망설이고 주저할 때,

이런 말이 무의미하다는 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내뱉는 저 한마디.





한편 한편을 볼 때마다 머리와 눈과 귀와 가슴이 함께 멎어버리는 대단한 드라마입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에서 <연애시대>를 "진부하고 정형화된 캐릭터를 배제했고, 일상적 감정에 대한 섬세한 표현력이 뛰어났으며, 출연배우들의 빼어난 캐릭터 소화력이 돋보였고, 연출기법이 탁월해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고 말하며 2006년 가장 훌륭한 드라마로 평했습니다. 이 이상 더 멋진 평이 있을지... 어설픈 저의 칭찬이 오히려 쑥스러워질 듯합니다.

누구나 살면서, 특히 아직 어리고 적어도 젊은 나이게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며 성장해 간다면,

부끄럽지만 저도 이 드라마를 보고 약간 성숙해 진것처럼 느껴진다면 오버일까요?
영화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을 봤을 때처럼 말이죠...

21세기에 만들어진 6대 명작 드라마에 하나에 꼽힌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습니다.
'네 멋대로 해라'이후 가장 정신없이 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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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약간 사족인데, 일본문학을 전공했던 사람으로서 들은(공부한?) 얘기입니다.

원작자가 일본작가죠? 일본 문학이든, 영화든, 드라마든을 보면 어떤 일정한 경향의 남자 주인공 '형(形)'이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감우성분의 캐릭터가 바로 그렇죠.

다른 일엔 탁월한 면이 있으면서도, 사랑에 있어서는 아주 유유부단하고 속 마음을 잘 펼치지 못하는, 그러면서도 배려심 많은 캐릭터. 그러면서 꽤 여자들이 붙는 스타일

그 원형이 저 유명한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 나옵니다.

겐지모노가타리는 꽤 긴 이야긴데, 원 주인공인 후지와라겐지와 그의 아들 이야기가 주입니다.
후지와라 겐지는 최고의 권력을 지닌 남잔데, 최고의 권력을 가진 이후에는 현실 정치와 행정보다는 풍류와 멋을 즐기는 바람둥이로 나옵니다. 이 후지와라겐지가 일본의 의식 속에 박혀있는 멋있는 권력자상으로 나온다고 하네요... 지금도 일본의 재계, 정계 고위층은 어느 정도 자신이 만족할 만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되면 문학이나 예술, 스포츠(골프등)에 대한 얘기를 주로하며 후지와라 겐지상(像)을 그린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바로 아까 말한 감우성스타일의 캐릭입니다. 후지와라 겐지는 너무나 완벽한 캐릭이기 때문에, 근대 이후 입체적인 캐릭을 표현하기엔 좀 재미 없는 사람이죠. 하지만 그 아들은 그런 단점(?)이 사랑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꽤 쓸만하다고 보는 모양입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신지'같은 인물이죠. 거대한 아버지, 어릴 때부터 자기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하지만, 혹 다른 사람에게 상처줄까봐 내면에서 삭이는, 결코 맺고 끊음이 쿨하지 못한 사람.

일본 문화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한번 유심히 보시길... 은근히 그런 캐릭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꽤 재밌게 그려낼 수 있겠지요...

(미디어몹 : 2006/12/22)


  1. 말리 blog 2006-12-22 19:56

    월급 받으면..부분에서 빠진것이 있지 않나요? ㅡ,ㅡ
    연애시대 전부는 못 봤지만 볼 때 마다 참 괜찮은 드라마라 생갹했죠.

    1. 음유시인 blog 2006-12-22 20:00

      바로! 달려가겠습니다아~

      '전부' 볼 가치가 무려 있습니다!

  2. [스크랩] 오라클9 blog 2006-12-25 01:15

    좋은글 담아갑니다.

    1. 음유시인 blog 2006-12-25 09:51

      어? 오라클9님의 블로그에 파도타려고 했는데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