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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서 - '난생처음 시골살이' 예전 MBC 교양PD가 세컨하우스로 시골에 집짓는 장면을 영상에 담은 '오느른'이라는 유튜브가 큰 인기를 끌어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난생처음 시골살이'도 그런 맥락과 유사하다. '오느른'은 싱글이고 PD라는 직업을 버리지 않은채 시골에서 주말을 보내는 케이스고, '난생처음 시골살이'의 은는이가 부부는 젊은 30대 남녀가 완전히 귀촌해서 정착해 사는 내용 등이 좀 다르긴 하다. 나 역시 시골 전원생활에 로망이 있는 편이라 이런 종류의 영상과 글에 훈훈함을 느끼곤 한다. 애들이 커서 자기 삶을 스스로 꾸밀 수 있게 된다면 나 역시 수도권을 떠나 강이나 호수, 바다 등을 옆에 두고 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예전과 차이가 있다면, 어차피 인생은 길기 때문에 굳.. 더보기
2023년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 '버섯 농장' 외 2023년 제 14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보았다. 정말 오랜만에 읽는 단편 소설집. 대학 시절,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을  토론하는 것 자체가 공부였는데 회사 생활하면서 점차 멀어지다가 최근 한동안은 단편 소설을 거의 읽지 못했던 것 같다. 특히 중국에서 귀임하고 나서는 주로 에세이를 읽었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주된 미디어가 되다 보니 소설을 읽는 일이 더욱 드물어졌던 것 같다.  실용적인 것, 당장 필요한 것들에 주로 관심을 갖다가 최근에 종교, 철학, 사상 등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소설을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마침 와이프가 사서 책장에 꽃아 두었던 이 책을 꺼내 읽게 되었다. 이미상 작가의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이 2023년 제 14회 대상을 차지했다... 더보기
나는 이제 죽음이요, 세상의 파괴자가 되었다 - 오펜하이머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아버지라 불리는 세계적인 천재 물리학자다. 작품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이 걸리는데 그렇게 긴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한번에 이어보지 못하고 넷플릭스로 약 1시간씩 3번 쪼개어 보았는데 확실히 영화를 나누어 보는 것은 몰입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들이 총 출동한 작품으로서 영화 제작사의 입장에서 흥행은 그리 어렵지 않았을 거라고 추측했을 거 같다. 제 2차 세계대전에 종지부를 찍은 미국 국민 영웅의 일대기. 아마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명랑', '한산', '노량' 3부작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줄거리는 정해져 있되 그 안의 내용을 어떻게 충실하게 채우냐로 승패가 갈리는 싸움이었고 대체적으로 .. 더보기
많이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많이 우는 사람은 불행하다 - "쇼펜하우어 소품집"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쇼펜하우어의 생각이 불교 철학과 참 많이 닿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승리, 성취, 성공등을 쫒으려고 하기 보다 고통을 없애는 편이 행복에 더 가깝다는 사상이 특히 그런 것 같다. 30대 중반 회사 생활의 희비에 휩싸여 힘들어 할 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들으며 위안을 많이 삼곤했었다. 최근에는 좀 더 불교 철학에 대해 깊이 알고 싶어서 이진경 교수의 '불교를 철학하다' 강좌도 간간히 시청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의 한 웅큼을 쇼펜하우어 관련 서적으로 채워져 있어 호기심에 읽어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하석진씨가 '나혼자 산다'에서 소개해 준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라는 책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 같았는데 기왕 읽을 거 쇼펜하우어가 직접 저술한 책을 읽고 싶어 이 책을.. 더보기
실화라서 더 안타까운 - 사라진 그녀(消失的她) 우리나라에 소개된 많은 중국 영화/드라마 작품들은 시대물이거나 어린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연애물들이 많았는데, 스릴러 중 흥행한 작품이라고 하여 관심을 가지던 중 보게 되었다. 서스펜스나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작품을 다 보고 나면 정말 급속도로 씁쓸해진다. 뭐랄까, 뒤통수 반전이라고 할까? 뒤통수 반전이긴 한데, 약간 오래된 영화에서 보던 '이 모든 것은 다 꿈이었어' 같은 느낌이라 허무하고 허탈하다. 사람은 고쳐쓰는 게 아니고 배우자를 잘못 만나면 돌이킬 수 없이 인생이 뒤집어진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여운이 남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5-4ASWrBNEE&t=1s&ab_chann.. 더보기
유쾌한 계약 연애 - 노 하드 필링스(No Hard Feelings) 중고생 시절 떠올릴 법한 아름답고 농염한 누님에 대한 판타지 영화였다. 19금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만의 세상에 빠진 외톨이 예비 프린스턴대 합격자 아들이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사랑을 아는(+섹스도 아는) 남자가 되길 바라는 돈많은 부모가 중고 뷰익 세단을 미끼로 계약 연애 공고를 낸다. 빠듯한 생활을 이어가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남겨 놓은 집까지 팔아야 되는 상황이 되자 중고 뷰익을 얻기 위해 매기(제니퍼로렌스)는 계약 연애에 합의하고 소심한 남자 주인공 퍼시를 유혹하기 시작한다. 억지스러운 설정과 앞뒤 안맞는 이야기는 그냥 받아들이겠다는 넓은 마음을 가잘 수 있다면 약 1시간 45분 정도 시간을 때우면서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순진한 샌님을 유혹하는 섹시하고 .. 더보기
국난을 극복한 스승과 제자 - '고려거란전쟁' 목종 말기부터 귀주대첩까지의 한반도의 역사는 보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는 확실히 굴곡진 역사의 시절이었다. 그런 점에서 '고려거란전쟁'은 스토리의 기본은 먹고 갈 수 있었을 것이다. 전통사극임을 잘 알고 시청하는 분들의 기대를 부응하기 위해 비어있는 사료의 역사적 공간을 어떻게 작가가 잘 채울 수 있을 것인가. 채워진 공간의 연출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관건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대하 사극이라는 점은 이견이 없는 것 같다. 특히 대규모 전쟁 장면은 최신 컴퓨터 기술을 통해 어색함 없이 웅장하고 사실적인 느낌을 잘 살린 것 같다. 다만, 양규 장군 죽음 후 작품 후반부의 연출이나 스토리 전개 양식이 바뀌게 되는데 이에 대해 많은 논란이 일기도 하였다. 호족의 권한을 빼앗기 위해 벌인.. 더보기
신이내린 영웅인가 심판받을 악인인가 -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 사람을 죽이고 죽는 것이 메인 주제인 영화이지만 아주 세련되고 감각적이다. 몇번 주인공들의 인터뷰를 보면 Pop하다고 하는데 그런 느낌이 확 들어온다. 살인을 주제로 한 영화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자르고 찌르고 피튀기는 장면을 뮤직비디오 촬영하듯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연출적인 부분에서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Pop한 연출은 살인 장면 뿐만 아니라 작품 곳곳에 많이 장착되어 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두 이루어지지 못하는 정의의 심판을 사적 복수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따라가는 스토리이다. 그 안에서 각자의 비틀린 사연들이 펼쳐지고 하나씩 죽어가는 빌런들과 그 빌런들을 마주하고 처리하면서 세 주인공들이 어떻게 관계가 묶였다 풀리는지를 감각적인 화면으로 담아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