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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눈부신 하루' 영화 홍보할 땐, 한국과 일본을 넘나드는 어쩌구 저쩌구~ 했던 것 같은데, 사실상 한일관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은 '보물섬' 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젊은 이들이 하루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공통의 끈을 세 작품 모두 이어매고 있을 뿐이다. '엄마찾아 삼만리'는 정말 인상깊었다. 내용도 뛰어났지만, 초반 종환과 영수가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 노을진 아파트 공원에서 깡통차며 노는 장면에서 도시의 고독과 냉혹함과 반대편에 서 있는 이미지를 너무나 멋지게 그려낸 것 같다. 노트북 사기로 돈을 모은 서울 거리와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시부야의 거리 속으로 들어갈 때, 뭔가 애리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차이는 '어머니'지만, 여전히 종환의 모습은 위태로워 보였다. '공항남녀'는, .. 더보기
그 한없는 단순성과 순결한 칼에 대하여 - '칼의 노래' 수능 끝나고 한창 놀던 때, 스타크래프트에 빠졌다. 주로 테란으로 했는데, 지금은 아주 인기있지만 그 때 당시만 해도 테란은 최악이었음. 기본 전투 유닛이 마린이었는데 아무리 싸다고 해도 질럿과는 쨉도 안되고 한번에 두마리씩 나오는 저글링에게도 상대가 안됐다. 그래도 고집스럽게 테란을 고수하며 게임하고 있는데, 언젠가 마린 하나를 클릭해서 정찰보내고 나서 살짝 '내가 저 적진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마린이라면 어떤 느낌일까'고 생각해보았다. 물론 이내 지워버렸지만. 2~3년 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도 생겼다. 건강한 대한민국의 '시민'이 한 순간 '병력'이 되버린 순간. 훈련이라는게 '지시대로 움직이는 연습'의 반복이므로 언젠가 국지도발 상황이든 전면전 상황이든 전쟁이 터지면, 내가 마린을.. 더보기
'隣の トトロ' '무언가', '어떤 것'을 표현할 때 저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영화와 달리 연극에는 적당한 과장이 필요하다. 발성해서 내는 대사라든지, 약간 성큼성큼 걷는 느낌이라든지... 그래야 필름에 담지 않고 직접 보여주는 무대에서 관객의 눈에 동작이 크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마 실사영화와 에니메이션의 차이도 이렇지 않을까? 헐리우드와 일본 에니메는 또 다르지만... '토토로'를 보면서도 그런 미세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비오는 날 무언가를 업어야 할 때 우산을 손을 둘 수 없어 어깨에 걸친다. 아마 실사영화였다면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우산이 몸에 툭 떨어지는 그런 질감을 표현하기 힘들었을텐데, 사츠키가 메이를 업을 때 목과 어깨 사이로 우산이 떨어지는 모습과 음향효과가 딱 맞아 떨어져 동생을 보살피는 언.. 더보기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바라고자 하는 바대로 세상을 바라본다. 세계관이란 건데, 이를테면 인간을 욕망에 가득 찬 존재로 보는 사람은 세상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파악한다. 또 어떤 사람은 협동, 박애에 기반한 공동체적 연대성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질 지상주의의 가치관이 팽배한 사회에서 나름대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마 그러할 것이다. '렉서스'는 글로벌 자본주의하에서 완전 자동화된 생산 시스템으로 제작, 판매, 유통되는 토요타 자동차의 고급 브랜드다. 세계화 체제에서 번영을 추구하고자 경제체제를 합리화하고 효율화하는 모든 것을 상징한다. '올리브나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비롯된 상징으로 자신의 뿌리라고 믿고 있는 가치관을 지칭한다. 올리브나무는 우리가 하는 .. 더보기
봄날은 간다 내가 어떻게 이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었을까? 영화 보는 내내 추억과 죄책감과 자책 때문에 온 몸을 떨었다. 난 이정도 괴로운 걸로 충분하지 않아. (미디어몹 : 2006/02/0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