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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옥 순례 (平成 18年 1月 23日) 욕심부려 지옥순례와 타카치호를 한번에 끝내려고 했는데 역시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문제. 워낙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들인지라 항상 체크아웃 딱 맞춰 10시에 나온다. 여행은 결코 바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신조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뭐 아쉬울 건 전혀 없다. 쉬러, 즐기러, 느끼러 온 여행인데 공부하거나 일 하듯이 바쁘게 쫒기듯 다닐 필요는 전혀 없음. 역시 일정을 바꿔 오늘은 지옥 순례만 한 다음 바로 미야자키로 가서 하루 묵고 아침에 타카치호를 보기로 결정! 여유있게 지옥 순례가는 버스에 올랐다. 뜨거운 연기가 올라오는 신기한 지옥들을 감상하다가 '민족박물관'이라는 곳에도 들어가 보았다. 책에는 인도, 일본등 다양한 나라의 여러 가지 성 문화에 관한 것들을 모아놓은 곳이.. 더보기
다른 세계와의 공간, 남아있는 歷史 나가사키의 볼 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곳의 역사 때문인데 첫째는 제 2차 세계대전을 마감한 원폭 투하의 희생지로서, 또 하나는 쇄국을 단행했던 일본 막부가 서양 문물은 받아들인 유일한 항구로서다. 첫번째 볼거리는 JR나가사키역을 중심으로 북쪽에 있고, 두번째는 JR나가사키역 주변과 남쪽 지방이다. JR나가사키역 주변은 기독교 순교지로서 유적이 많이 남아있고 남부는 서양 상인, 선교사들이 묵었던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나가사키는 내가 일본에서 교토 다음으로 오고 싶었던 도시였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쇄국을 단행했고, 일본은 기본적으로 쇄국하면서도 나가사키항을 열어두어 서양 세계와 교류의 창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서양 문물이 급속히 유입되어도 상대적으로 한국이나 중국보다 충격이 .. 더보기
나가사키로 가는 야간열차 안에서 교토에서 나가사키로 가는 JR 쾌속 야간 열차 아카즈키 안에 있다. 지금은 새벽 6시 21분. 1시간 40분 후면 아마 오키나와를 제외한 일본 열도의 가장 왼쪽에 있는 도시에 닿을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고 서둘렀지만 결국 10시 체크 아웃 시간을 딱 맞춰 나왔다. 교토에서 마지막 날이라 보고 싶은 곳도 많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많았지만 한정된 시간을 고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음. 우선 산쥬산겐도를 시작으로 키요미즈테라를 둘러본 뒤 그 일대를 돌고 교토대학에 가 보기로 했다. 혹 시간이 남으면 은각사도! 산쥬산겐도는 33개의 상과 그 뒤에 무수히 많은 관음상이 압권. 중고등학교 무렵 즐겨 읽던 일본 만화 중에 신사와 불교(밀교)를 따 와서 이야기를 꾸민 것들이 종종 있었는데 딱 거기서 .. 더보기
Ann히메와 함께 깜짝 놀랬다. 어제 스고이와 1시까지 떠들다 잤던가? 눈 뜨니 아침 10시 무렵. 금쪽같은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다니... 그래도 여행까지 와서 서두르는 건 싫다. 11시 반 쯤 숙소 나와서 인터넷 조금 한 다음 니조죠로 갔다. 니조죠 입구에 있던 설명판에서 한국어 안내 버튼을 누르고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근데 누군가가 설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딱 끄고 중국어 설명을 켜는 거였다. 서로 깜짝 놀라 쳐다보니 그녀가 우리에게 "I'm sorry, I thought it has finished."라고 했음. 우리고 상관없다며 같이 웃었다. 오늘 하루 함께 돌아다닌 Ann과는 이렇게 처음 만났다. 하늘은 화창한데 계속 진눈개비가 내렸다. 일본이라 이런 것들이 연상되는 건지 몰라도 맑은 날씨에 흰 눈.. 더보기
京都에서 첫 날 요코하마로 떠나는 에르난도와 함께 신오사카역으로 갔다. 오사카 - 도쿄 신칸센 라인에 교토와 신요코하마역이 끼어있음. 신칸센 개념을 잘 몰랐는데 에르난도가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우리 패스로 신칸센 노조미는 탈 수 없다는 것도 처음 알았음. 불행히도(?!) 오사카에서 교토는 신칸센으로 16분 거리라 에르난도와 오래 동행할 수는 없었다. 이번 일본 여행의 꽃을 교토로 잡을 만큼 가장 기대했던 도시다. 인구 백만에 도시 전체가 문화유산으로 가득 찬, 약 1600개의 사찰과 400개 이상의 신사, 17개나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를 갖고 있는 도시. 그와 함께 현대적인 면모와 교토대학으로 대표되는 지성을 함께 갖춘 곳이란 말을 듣고 어찌 기대하지 않을 수 없으리오. 처음 교토에 들어선 첫 인상은 확.. 더보기
大阪城 눈부시다는 말을 이럴 때 쓸 줄은 몰랐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밤거리 등이 새로울 것도 없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오사카 도톰보리는 그 자제로 장관이었다. 이국적인 풍경 때문이긴 하겠지만. 길거리를 수 놓은 상점들, 음식점들. 짙은 화장의 여인들... 아침에 눈 뜨니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밝게 빛났다. 어디든 언제든 맑은 날씨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끝내주는 욕실에서 씻고 - 이 호스텔은 계속 사람을 놀라게 한다 - 밖에 나와 우선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성 외곽과 안쪽을 감싸는 두 인공 호수. 전국시대 패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쌓은 성은 적이 쉽게 들어오도록 허락하지 않았나보다. 아름답고 훌륭한 성이지만 성을 쌓고 지키느라 목숨을 잃었을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묘연한 마음이 들었다. 만리장.. 더보기
오사카 도착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낯선 일본어로 쓰인 간판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일본어들, 화장 짙은 일본 여인들의 모습을 빼면 그다지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생각보다 늦게 비행기가 출발해 칸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4시였다. JR패스 바꾸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시내로 가겠다고 했더니 니시무조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줌. 기차 안에서 일단 신오사카 유스호스텔에 묵기로 정했다. 표는 무시하고 그냥 신오사카 역에 내렸다. 우리는 무적의 JR패스를 갖고 있다! 후후 날은 이미 어둑어둑하고, 예상과 달리 기내식도 나오지 않아 점심도 못 먹고 어떻게 물어물어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신 오사카 JYH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은 숙소였음! 2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