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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JR 패스면 OK!

오사카 도착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역시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낯선 일본어로 쓰인 간판들,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일본어들, 화장 짙은 일본 여인들의 모습을 빼면 그다지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는다.

생각보다 늦게 비행기가 출발해 칸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4시였다. JR패스 바꾸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작정 시내로 가겠다고 했더니 니시무조로 가는 기차표를 끊어줌. 기차 안에서 일단 신오사카 유스호스텔에 묵기로 정했다. 표는 무시하고 그냥 신오사카 역에 내렸다. 우리는 무적의 JR패스를 갖고 있다! 후후

날은 이미 어둑어둑하고, 예상과 달리 기내식도 나오지 않아 점심도 못 먹고 어떻게 물어물어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신 오사카 JYH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은 숙소였음! 2년 전에 지은 건물에 들어선 유스호스텔인데 스텝도 친절하고 시설도 훌륭한데다가 가격도 그렇게 비싸진 않았다.

호주ㆍ뉴질랜드의 최고급 YHA보다도 훨씬 좋은 시설이었다. 물론 지역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함께 묵는 동료도 다르기 때문에 최고 좋은 숙소라고 할 수 없지만 가장 만족스러운 시설임에는 분명했다.

대강 잠자리가 해결된 후 시내로 나왔다. 한 두시간 정도 해맨 끝에 JR Pass와 JR선, 지하철, 사철 등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시내선과 시 외곽선으로 나누는 우리나라와는 많이 다르더군. 이렇게 하나 하나 배워나가는 거지 뭐...

우메다 역에 내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돌아다녔다. 일본 여성들은 좋게 말하면 스타일 있고 모두 모델같은데, 한편으로 너무 화장이 짙어 무섭기도 하다. 나는 그 나름대로 매력있다고 생각하는데 승헌이는 한국 여자가 훨 더 예쁘단다.

첫날인데 점심도 못 먹고, 꽤 괜찮은 음식점에서 확 질러볼까 하다가 마침 어떤 음식점이 눈에 띄어 들어갔다. 학관 2층 스낵코너에 있는 자동 판매기 같이 생긴 곳에 돈을 넣고 식권을 받아 서빙하는 사람에게 주면 밥이 나오는 식이었다. 마주보는 테이블은 없고 모두 옆으로 앉아서 먹고 있었다.

칸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 보다, 처음 숙소를 잡아 들어갔을 때 보다 이런 음식점 스타일을 보고 '아 내가 일본에 왔구나'라는 기분이 들었다. 승헌이는 젓가락으로 밥그릇을 들고 식사하는 모습이 낮설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그다지 한 것도 없는데 엄청 피곤하다. 아직 국제 전화카드도 사지 못했는데, 어머니ㆍ아버지, 큰이모부ㆍ큰이모 목 빠지게 전화 기다리는 거 눈에 선한데 가는 곳마다 없다는 걸 어찌하리오. 내일은 오전에 오사카 성 근처를 보고 오후에 텐노지 공원을 둘러본 후 저녁에 교토로 간다.

(싸이월드 : 2008/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