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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JR 패스면 OK!

大阪城




눈부시다는 말을 이럴 때 쓸 줄은 몰랐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밤거리 등이 새로울 것도 없고 별로 좋아하지도 않지만, 오사카 도톰보리는 그 자제로 장관이었다. 이국적인 풍경 때문이긴 하겠지만. 길거리를 수 놓은 상점들, 음식점들. 짙은 화장의 여인들...

아침에 눈 뜨니 구름 한점 없는 하늘이 밝게 빛났다. 어디든 언제든 맑은 날씨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 준다. 끝내주는 욕실에서 씻고 -  이 호스텔은 계속 사람을 놀라게 한다 - 밖에 나와 우선 오사카 성으로 향했다.

성 외곽과 안쪽을 감싸는 두 인공 호수. 전국시대 패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쌓은 성은 적이 쉽게 들어오도록 허락하지 않았나보다. 아름답고 훌륭한 성이지만 성을 쌓고 지키느라 목숨을 잃었을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묘연한 마음이 들었다. 만리장성에 갔을 때 처럼.

텐노지 공원에 가기 전에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승헌이의 권유로 재일교포가 많이 모여 살고 있다는 쯔루하시에 갔다. 오사카에는 약 20만의 재일교포가 살고 있다고 한다. 김치등 한국 음식등을 파는 재래시장에 앉아 비빔밥, 족발, 김밥을 먹었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삶을 꾸려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한가지 유감스러웠던 것은 친절하고 맛있는 요리만큼 후하지 않았던 양이었다고 할까? 물가 비싼 일본이라 그런지 배불리 먹진 못했다.

신세계 시장에서는 영화촬영하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다. 쯔텐카쿠까지 본 뒤, 오사카의 화려한 밤을 즐기기 위해 도톰보리로 향했다. 시커먼 사내 둘이 무슨 로망으로 일본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겠느냐마는, 아까 말했듯 건물과 가게, 사람들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승헌이는 일찍 잠들었고, 난 일본계 아르헨티나 친구와 이런 저런 얘기하다 지금 이렇게 일기 쓰고 있음. 가계부는 내일 아침 먹으며 써야겠다. 돈은 다행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적게 쓰고 있다.


이지혜 : 오타나셨습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죠... 오사카성.. 그 앞에서 파는 단고 참 맛있습죠. ㅋ (02.01 10:16)
우성준 : 저런, 수정했습니다~ 6^^ (02.01 15:30)

(싸이월드 : 2008/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