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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브레이크 밟지 않는 탈출극 - '모가디슈'

 

장담컨데 코로나19 영향이 아니었다면 영화 암살이나 밀정, 가깝게는 변호인이나 택시운전사 같은 리얼리즘이 반영된 시대극으로써 상당한 흥행을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재난 영화이면서 액션이 꽤 반영되었고 남북한이 갈라져 있으나 위기에 대했을 때 서로를 힘써 이끌어가면서 간다는 면에서 공동경비구역JSA도 연상할 수 있다. 실화라도 무엇보다 허황되거나 붕 뜬 느낌이 든 영화들을 간혹 볼 수 있는데, 영화 모가디슈는 그런 느낌 없이 사건이 전개된다는 점에서 더욱 믿음직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비현실적으로 느껴진 점은 한국 대사관에서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가는 길에 총알 세례를 받는데 단 1명의 사상자만 발생했다는 점이다(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액션 씬이기도 하다). 물론 영화화하면서 모든 사실을 그대로 똑같이 옮길 수는 없었을텐데 오히려 사상자가 1명만 발생한 건 정말 사실이라고 한다. 류승완 감독에 따르면 당시 정부군이나 반군이 그다지 훈련되지 않았고 AK소총의 명중률이 별로 높지 않아서라고 한다. 류승완 감독은 영화 속에서 이 부분에 대한 서술이 없었던 점이 못내 아쉬웠다고 한다.

극중 소말리아 대사는 한신성(김윤석 분)이고 참사관은 강대진(조인성)이다. 당연히 참사관의 보스가 대사일텐데, 안기부(지금의 국정원) 출신인 강대진은 대사인 한신성에게 까불까불하고 심지어 반말 비슷하게 쓰기도 하는 설정이 재미있었다. 강대진이란 인물의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 안기부는 지금의 국정원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파워풀한 조직이었을 테니까 어쩌면 외교부 출신의 한신성이 그다지 대수롭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고 이런 점이 영화에 잘 녹여낸 점이 인상깊었다. 

늦었지만 넷플릭스로 보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