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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찬란한 봄날의 햇살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오징어게임 이후 가장 성공한 K드라마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찬양을 받았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 작품을 찬양하는 수많은 블로그, 기사, 유투브가 있으니 굳이 내가 덧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특히 초반 1~4회까지 드라마의 흡입력은 정말 압권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옥의 티를 꼽자면, 13~14회 제주도 이야기가 '답지 않게' 느슨하고 오버스러운 면이 있었다는 점이다. '정명석 변호사'의 병세와 뒤이은 수술 및 입원으로 이어지는 서사를 위해 꼭 필요한 이야기 전개이긴 했지만 좀 더 세련되게 끌고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어쩌면 유일한!) 억지스러운 설정은 법무법인 태산 창업자의 딸이자 오너인 태수미 변호사가 대학시절 우광호씨와 혼외임신을 했는데, 우광호씨의 간곡한 부탁에 못이겨 애를 낳고 우광호씨에게 넘겨주고 우광호씨는 법과 거리가 먼 영역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자폐인 우영우를 힘들게키워 낸다는 점이다. 30여년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우광호씨가 태수미와의 약속 때문에 법조인이 되는 건 포기했을 수 있었겠지만, 행정고시를 보거나 대기업에 입사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굳이 분식점을 해야 했을까?! - 더욱이 법무법인 한바다의 오너인 한선영씨가 '선배'로 부르는 사람인데?! - 전혀 공감가지 않은 설정이지만, 이조차 부정해 버리면 이야기의 근간이 흔들려버리기 때문에 어쩔수 없었던걸까? 라고 나름 생각해 보았다.

박은빈은 나름 작품을 고르는 선구안이 있는 편이라 '청춘시대', '스토브리그' 때부터 팬이었다. 워낙 선한 이미지라 다양한 배역의 팔색조의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어쩌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는 배역에 항상 1순위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오히려 영리한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 겨우 30세가 된 지금, 완전히 포텐이 터져 물오른 연기 내공을 보여준다니... 뭔가 저렇게 어린 나이에 일가를 이룬 사람을 보면 참 부럽고 대견하고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