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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놀라울 만한 이야기 - '마지막 후레쉬맨'



그렇게 좋아하는 <황금어장>조차 본 방송으로 볼 수가 없어
대부분의 TV는 다시보기, 혹은 내려받기로 보는데 우연히 어제는
KBS 드라마 스페셜을 본방으로 보게 되었다.

원래 아기자기한 단편소설같은 드라마 스페셜은 매니아였지만,
특히 어제 방송한 '마지막 후레쉬맨'은 단연 압권이었다.

내 드라마평은 허접할 거 같아서
여기, 네이버 블로그 - '시간을 파는 남자'님의 포스팅을 가져왔다.

* 드라마 평도 이뻐서 그냥 긁지 않고 직접쳐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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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할매 꽃순, 집에서 놀며 인형 뽑기에 빠져 있는 아빠 원식
통닭집을 운영하며 억척스럽게 살고 있는 엄마 순영, 동네에서 아무도 건들지 못하는 하나뿐인 언니 아라
조금은 독특한 그 가족들 틈에서 후레쉬맨을 좋아하는 태권소녀 복남의 생활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어느 날, 학교에서 신체 검사를 받은 복남은 또래에 비해 조숙한 아이였지만
가족 중 자신만이 O형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먹고 자신의 출생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한다.
호기심이 한창 많을 그 즈음의 아이들이 으레 그러하듯 복남이도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나만 미워하는 것 같은, (그와는 정 반대로) 나만 너무 살뜰히 챙기는 것 같은 가족들의 행동 하나하나와
맞물리며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누구일까, 와 같은 (딴애는) 심각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아직 DVD로 대체하지 못한 낡은 비디오가게에서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된 후레쉬맨 시리즈를 통해 복남이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다.

육체적으로 성숙했을지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어린 복남이는 가족과
주변 이웃을 포함한 자신만의 세계에서 모든 고민과 문제를 껴안은 것처럼 어른스럽게 군다.
* 주위의 모든 것을이 시시해 보이는...

복남이를 자신이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게 만든 모든 것은 사실 복남이의 출생과 관련이 있다.
백혈병에 걸려 출생의 순간 죽음의 위기에 있었던, 그래서 가족들이 항상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었던 피아노가 아닌 태권도를 해야 했던 이유가 극 후반부의 반전으로 등장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어도 여전히 시끌벅적한 그 집에서 복남이는 어떻게 달라진걸까?
할머니의 제사에 바나나를 사들고 들어오는 치마 교복입은 모습에서 '성장'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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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더불어 좋은 연기가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다.
작은 역할이라도 열연을 펼친 성인 연기자들과 자기 고뇌에 쌓여있는 복남이 박유선의
힘은 꽤 크다.

드라마 스페셜 <마지막 후레쉬맨>은 잊혀져가는 후레쉬맨을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누구나 한번쯤 앓았을 고민과 걱정을 가족드라마 속에서 유쾌하게 풀어내었다.

이 놀라운 이야기를 통해서 그러한 유년기로 돌아가는 행운을 얻게 되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