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말 그대로, '대한민국 돈의 역사' 현대 대한민국 경제사이자, 특히 자산(부동산, 주식) 시장이 어떻게 흘러왔는지를 써 내려간 책이다. 마치 교과서처럼 감정과 판단은 비교적 최소화한 채 FACT 위주로 집필했다는 인상을 받았다. 증권사, 은행, 국책 금융기관 등에서 근무하신 분인데, 학부에서 사학을 전공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본인의 전공을 살려 대한민국의 금융 그래프가 어떤 역사적 맥락에 기반하고 있는지 짚어보려고 하신 것 같다. 아무래도 과거 데이터를 가지고 미래를 전망할 수 밖에 없을 텐데, 이제 대한민국 경제도 광복 이후 70년이 되어 나름의 퇴적층이 쌓인 셈이다. 자산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그들 나름대로 크고 작은 자산을 불려나갈 수 있을지 역사적 맥락에서 고민할 수 있는 지침이 될 내용이 많았다. 더보기 최은미 '그곳'과 최진영의 '홈 스위트 홈' - 2023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올해 이상문학상 심사에서 필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현상을 목격했다. 우선 후보작에 선정된 16편의 작가들 중 대부분이 2000년 이후에 등단했다는 점이다. 이는 세대 교체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일 터다. 또한 이삼 년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던 여성 서사가 줄어들면서 소재와 주제 면에서 다양성을 확보한 작품들을 여러 편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관통하면서 동시대 문학이 필연적으로 다채로운 서사 양식을 필요로 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 중에는 물론 재난을 다룬 서사들도 포함돼 있었다. 이렇게 올해 이상문학상 심사는 보다 풍성한 담론들이 오간 자리였다. - page 279, 윤대녕 작가의 본심 심사평 중에서 한국 문학을 사랑하고 즐기는 입장에서 최근 수년간 이상 문학상이나 .. 더보기 이 반지를 다시 받게 된 애니 - '아노라(Anora)' 영화가 TV시리즈와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최근 보았던 미국 영화 중에서 메타포가 많이 깔려있는 작품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작품 속 주인공 '애나'와 함께 작품 속 여러 상징과 은유를 짚어가면서 2시간 20분 동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크고, 비교적 정확하게 40분씩 3개의 막으로 나뉩니다. 성노동자 스트리퍼 애나는 1막에서 철부지 러시아 재벌 아들 이반과 만나게 됩니다. 애나와 이반은 손님과 접대부에서 그치지 않고 이반의 요청에 의해 15,000달러를 받고 일주일간 연애 상대를 해 줍니다. 뉴욕에서 라스베거스에 놀러간 둘은 급기야 이반의 청혼으로 결혼까지 하게 됩니다. 잘생긴 재벌가 도련님과의 사랑과 결혼으로 신분 상승을 꿈꾸던 애나는 .. 더보기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지금 - '퍼펙트 데이즈' 히라야마는 도쿄의 공공화장실 청소부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어나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뽑아 들고 손에 잡히는 카세트 테잎을 들으며 청소차를 몰고 출근합니다. 점심은 인근 공원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하고 약 4~5개 정도 되는 공공화장실을 청소하고 나면 집에 돌아 옵니다. 인근 공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항상 가는 지하철 역 가게에서 술 한잔에 저녁식사를 한 후 헌책방에서 산 책을 읽고 잠이 듭니다. 그리고 똑같은 루틴의 하루가 다시 시작합니다. 주말의 루틴은 이와 조금 다른데, 늦은 아침 일어나 빨래방에서 빨래를 하고 아날로그 사진 인화소에 가서 사진을 찾으며 새로 찍은 필름을 맡깁니다. 저녁엔 단골 술집에 가서 술 한잔과 식사를 합니다. 이 주말이 3번 돌아오는 시간 만큼 러닝타임 2시간이 흘러갑니다... 더보기 스파이판 미생 - 넷플릭스, '더 리쿠르트' Law School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오언이 CIA 법무실에 입사하는 첫날, 더 리쿠르트는 시작합니다. 국가 안보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기만, 살인, 회유가 난무하는 CIA는 하는 일 만큼이나 더럽고, 조직 내 구성원들 간의 견제와 시기 질투가 우글우글한 사내 정치 가득한 조직으로 묘사됩니다. 주인공 오언 핸드릭스는 첫 임무로 CIA 협박 편지 가운데 중요도 높은 일을 찾아서 그 일을 대응하는 일을 담당합니다. 벨라루스의 거물급 러시아 마피아이자 과거 CIA정보원이었던 맥스가 미국 교도소에 갇혀있는 자신을 풀어주지 않으면 CIA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하는 일을 처리하는 과정이 시즌 1의 전반적인 내용입니다. 오랜만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시간 순삭한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첩보물이긴.. 더보기 한번이라도 이긴 적이 있습니까? - '맵고 뜨겁게' 뚱뚱하고 게으른 매력 없는 여성이 운동으로 살을 빼고 다른 사람이 되는 얘기라하여 과거 김아중의 '미녀는 괴로워' 같은 유형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사실 일본 영화인 '100엔의 사랑'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의 여주인공과 비슷한 컨셉이나 뚱녀는 아니었고, 중국판 맵고 뜨겁게는 뚱뚱한 주인공이 운동으로 살을 뺀다는 컨셉까지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삶의 방향을 읽고 무기력증에 빠진 사람들. 그러나 싫은 소리는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에게 무시 당하고 이용당하는 여성이 스스로를 이기기 위해 달려 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깊이 있고 묵직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잘 다루어 보는 내내 놀라웠다. 마지막 프로 선수와 복싱하는 장면에서 '어쩌면 이길 수도 있겠다 싶은 그 순간' 일어난 반전 조차도.. 더보기 경제학을 다시 위대하게 - Good Economics for Hard Times 경제학과 관련된 책은 오랜만이었다. 세상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던 대학 시절엔 사회과학 서적을 참 많이 읽었다. 십수년째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 나는 돈의 흐름과 기업의 흥망성쇄, 조직원으로서의 성장과 등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모처럼 국가나 사회 공동체 단위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한 고민이 많이 담긴 책을 읽으니 20대의 향수를 느낄 수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인 아비지트와 에스테르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나서 1년 후에 출간된 이 책은, 1기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후 느낀 좌절감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이민 정책, 무역의 명과 암, 성장과 분배, 환경 이슈, 국가와 민간의 역할, 조세 등등의 이슈 등 경제적이.. 더보기 디즈니만이 하는 것 - 'The ride of a Lifetime' 이 책의 서문은 상하이 디즈니랜드 개장 전 일주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려 60억 달러의 건설 비용과 18년의 준비기간에 걸쳐 2016년 6월 상하이 디즈니 랜드는 개장하게 된다. 월트디즈니컴퍼니 100년 역사상 거대한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 사이에 놓인 이 프로젝트의 개막 행사 며칠 전,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 2km 떨어진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터지고, 개장 하루 전날 악어 사건이 발생하고 만다. 이 두 사건을 CEO이자 저자인 밥 아이거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고 있었는지를 묘사하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경영사, 혹은 성공한 기업인의 자서전의 서막을 열어가는데 있어 큰 행사 전 CEO로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묘사하며 이 책의 서막.. 더보기 이전 1 2 3 4 ··· 57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