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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이언이 캘리를 찾지 못하면 - '먼 훗날 우리'

 40대가 되어 사랑이야기, 더욱이 가슴 아픈 이별에 애절해 진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두 남녀가 헤어질 때, 그리고 오랜 후 재회하며 서로의 과거를 떠올릴 때, 다시 함께 할 수 없는 사이었다는 걸 눈물 흘리며 말하는 장면에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

 많은 분들이 이 두 남녀 주인공의 만남과 사랑, 이별에 가슴 시려하셨을 테지만, 중국의 시골에서 베이징에 정착하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 도시에서 서울에 정착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애절하고 거친 도전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나는 그 감정이 배가 된 것 같다. 샤오샤오(조동우)는 대학도 나오지 못하고 매년 춘절에 시골에 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는 젠징(정백연)보다 외로운 신세다. 샤오샤오에게 처음부터 마음이 있었던 젠징은 샤오샤오가 안정된 큰 회사에 다니거나 살만한 넓은 집이 있는 남자와 만나는 것을 사랑하기 전에도, 사랑을 하는 동안에도 계속 의식한다.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노력하지만 현실은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 바쁘고 몇번의 시련 끝에 젠징은 완전히 침잠해 버린다. 그런 그를 더 두고 볼 수 없어 떠나는 샤오샤오지만 끝내 젠징은 샤오샤오를 잡을 용기를 내지 못해 둘은 이별한다.

 이 작품이 뻔한 사랑과 이별이야기를 한 단계 뛰어넘는 점은 그 이후의 스토리 전개와 젠징의 아버지이다. 젠징이 만든 컴퓨터 게임이 큰 히트를 치고 안정된 직장과 큰 집을 가져도 샤오샤오는 젠징과 다시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샤오샤오가 바라는 것은 젠징 아버지의 편지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따뜻하게 돌아갈 포근한 공간이 아니었을까. 그 점을 젠징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 샤오샤오는 후에 젠징과 재회하면서도 우리는 어차피 다시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었다고 말하고 그 둘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너무 현실적이어서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에 관한 작품이었다. 지방 도시에서 베이징에 안착하려고 노력하는 샤오샤오의 캐릭터는 '겨우 서른'의 완만니(강소영)을 떠올리기도 했다. 아, 이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를 보면서 인생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젠징 아버지의 편지에서 완전히 울컥해 버렸다. 도파민을 분출하는 재미있는 작품은 많겠지만, 가슴을 주저앉히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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