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과 '야한 것' 위주로만 영화 홍보가 맞춰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었던 것 같다.
야한 영화를 찾는 사람이 보는 영화로 치부하기에 이야기 전개가 아주 재미있었다.
그래서 아주 좋았다고 쓰려고 했는데, 여자 관객들은 별로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현실의 남자에게 확신이 없는 윤정(김아중)과 현실적인 남자를 선택한 소연(신소율)에게 버림받은 현승(지성)의
감정전개가 꽤 공감 가는 면이 있었는데,
우연한 폰섹스로 엮기게 되는 관계와
바람남 남자에게는 따질 용기도 없으면서 처음 만난 남자와 모텔에 들어가는 설정 등이 억지스럽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영화를 보면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글을 읽고 나서 보니 또 그런 것도 같다.
그래나 이 영화가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와 약간의 로멘스를 섞어 넣었을 분이라고 깎아 내릴 것 까지는
없지 않을까? 뭐 대단한 의미를 담은 영화는 아니니까, 그리고 결국 주인공들이 잘 되니까 편한 마음으로
즐기면 될 것 같다.
신소율은 극찬을 받았고, 김아중은 여 주인공으로서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려웠다는 역시 여성 관객들의
평가가 압도적이었지만 나는 예전에는 저 하늘에 있는 존재 같았던 김아중이
현실 세계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한 여성으로 내려온 것 같아서 반가웠다.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이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