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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어지러운 난리 굿 - 천명관, '고래'



정말 독특한 소설이다.

일제 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의 배경을 살포시 깔아놓고 있지만

워낙 비현실적인(초현실적인)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엔 뭔가 뒤죽박죽인 느낌이었다.


그러나 이 소설의 흡입력은 대단한 것으로

한번 잡으면 두 세번 정도만 끊고 계속 읽어 줘야 한다.


아주 거칠고 쉽게 표현하자면, 현대판 설화문학 같은 인상을 받았다.

섬세한 감정의 교차라든지 내면 심리의 변화 같은 것은 거의 걸러 버리고

작가의 입담으로 죽 이어지는데 스토리의 전개만으로 거의 소설이 채워져 있기 때문에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등장하는 인물도 많다.


세 명의 여인 (노파, 금복, 금복의 딸 춘희)이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

악착같이 돈을 쫒은 노파, 욕망의 화신인 금복, 금복에서 외면받은 딸 춘희


다 읽고 나서 이 이야기가 말하려던 게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다가

그냥 뭔가 뒤죽박죽 우당탕탕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등장 인물 대부분 그냥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데로 살아가지만, 오직 '文'이라는 사람만이

진실성과 장인정신을 가진 인물로 나오며,


지적 장애를 지닌 춘희는 영악한 팜프파탈 금복에게서는 그 어떤 유산도 이어받지 못하고

코끼리 점보에게서 감정적인 유대를, '文'에게서 무언가에 몰입하는 자세를 배우게 된다.


뭔가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400페이지의 분량에 전혀

기죽지 말고 도전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다만 나는 YES24전자책으로 사서 내려받아

아이패드로 읽었다. 나름 처음 접해본 전자책이었는데, 편리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종이책 넘겨 읽는 재미가 더 나은 것 같다.


   * 여담

      책은, 그래도 아직 나는 종이로 읽는 것이 더 익숙하고 나은 것 같은데

      잡지는 아이패드등을 통한 전자책으로 접하게 되면 종이로 된 단행본은 안 살 거 같다.

      타블릿PC의 가장 놀라운 점은 전자책, 전자 신문인 것 같다.

      나중에 책도, 내용에 멀티미디어등이 들어가면 종이로 된 것은 사라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