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를 치다가 아킬레스건이 파열 되어 수술 한지 보름이 되어간다. 다리를 쓸 수 없으니 불편하고, 재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운 나쁘면 재파열이 될 수 있다고 하여 매일매일 몸조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불편함은 결국 끝이 있다. 나는 몇개월 후면 다시 뛰어다닐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조승리는 중학교 때 10년 후면 시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판정을 받는다. 충청도 시골, 어려운 처지의 가정에서 보낸 유년 시절 10년 동안 점점 시력이 나빠지는 스스로에게 적응해 나간다. 서울에 있는 안마소에서 일하고 있는 지금은 안타깝게도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상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저자가 일상에 마주하는 웃픈 에피소드들로 책 앞부분을 열어간다. 그리 무겁지 않은 소재들로 책의 문을 열었으나 점점 앞을 보지 못하며 살아가는 일상의 어려움과 하루 하루 마주치는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 눈 앞에 사물이 펼쳐보이던, 그러나 가난하고 궁핍한 시골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과 완전히 앞이 보이지 않아 다른 사람의 도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서울에서의 하루하루가 교차되어 흘러간다. 어린 시절은 가난해서 힘들고, 성인이 되어서는 앞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여 슬픈 이야기가 에세이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글솜씨가 유려하고 장면 묘사가 생생하여, 마치 슬프고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삶과 세상을 대하는 글쓴이의 태도에서, 지금까지 만났던 차분하고 침착한 그리하여 교양 있고 기품있던 사람들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