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단 한 번의 삶을 살아가고, 몇 번의 선택으로 인해 달라졌을 어떤 삶을 궁금해 하지만 돌이킬 수 없으며, 무엇보다 인생에 있어 확실한 단 한 가지는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라는 화두에 대해서 담담하게 적어간 에세이다. 김영하 작가 답게 재미와 깊이가 남다른 데, 얇은 단행본이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을 열자마자 <이 세상으로 나를 초대하고 먼저 다른 세계로 떠난 두 분께>라고 짧게 적혀 있는데 책의 상당한 내용이 돌아가신 김영하 작가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회고다.
"대체로 젊을 때는 확실한 게 거의 없어서 힘들고, 늙어서는 확실한 것밖에 없어서 괴롭다. 확실한 게 거의 없는데도 젊은이는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조차 잘 모르는 채로 인생의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만 한다. 무한대에 가까운 가능성이 오히려 판단을 어렵게 하는데, 이렇게 내려진 결정들이 모여 확실성만 남아 있는, 더는 아무 것도 바꿀 게 없는 미래가 된다. 청춘의 불안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중략)... 사공 없는 나룻배가 기슭에 닿든 살다보면 도달하게 되는 어딘가. 그게 미래였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온다. 먼 미래에 도달하면 모두가 하는 일이 있다. 결말에 맞춰 과거의 서사를 다시 쓰는 것이다." - page 137~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