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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JR 패스면 OK!

지옥 순례





(平成 18年 1月 23日)

욕심부려 지옥순례와 타카치호를 한번에 끝내려고 했는데 역시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게 문제. 워낙 말 잘 듣는 착한 어린이들인지라 항상 체크아웃 딱 맞춰 10시에 나온다. 여행은 결코 바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신조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뭐 아쉬울 건 전혀 없다. 쉬러, 즐기러, 느끼러 온 여행인데 공부하거나 일 하듯이 바쁘게 쫒기듯 다닐 필요는 전혀 없음.

역시 일정을 바꿔 오늘은 지옥 순례만 한 다음 바로 미야자키로 가서 하루 묵고 아침에 타카치호를 보기로 결정! 여유있게 지옥 순례가는 버스에 올랐다.

뜨거운 연기가 올라오는 신기한 지옥들을 감상하다가 '민족박물관'이라는 곳에도 들어가 보았다. 책에는 인도, 일본등 다양한 나라의 여러 가지 성 문화에 관한 것들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나와 있었다. 어쩐지 '일본답다'는 느낌에 할인가 900엔에 들어갔다. But, 인도에서 출토된 체위 조각상과 일본 춘화, 갖가지 성교방법에 관한 영상 빼고는 아무 것도 없었음. 젠장 비싸긴 비싸군!

나머지 두 지옥을 불러보고 아침에 숙소에 맡겨 놓은 짐을 찾은 뒤 미야자키로 가는 기차에 올랐다. 70시 30분쯤에 도착했음. 이미 날은 저물고 숙소를 찾으려고 하는데 역시 찾기 어려움. 어떤 정장입은 신사에게 길을 물어봤는데 친절히도 따라오라며 길을 안내해 주었다. 내가 일본어로 얘기하니까 정작 본인은 영어로 대답했는데 나중엔 나도 그냥 영어로 얘기했다. 깍듯하게 존대말 쓰는 일어로 얘기하다가 높임말 없는 영어로 바꾸니 조금 어색하고 예의없는 것 같았지만 어쩌랴 원래 그런걸... 그렇게 걷다보니 이미 우리가 예약해 놓은 숙소에 와 있었다.

그다지 시설이 좋진 않았지만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너무 친절하고 좋았다. 일본인 특유의 깍듯함과 옆집 아줌마 같은 푸근함을 동시에 갖춘 분. 규동, 라면, 빵, 도시락, 돈까스 등에 질려 근처 맛있는 음식점 있냐고 물어봤더니 괜찮은 닭요리집을 소개해 줌.

오랜만에 뭐 좀 있는데서 음식을 먹으니 너무 행복했다. 퇴근한 뒤 간단히 한 잔 걸치는 분위기였는데 이게 바로 내가 찾던 분위기! 가격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비록 이곳은 타카치호를 보기 위해 머무는 곳이지만 아주 느낌이 좋았다. 일단 내일 타카치호를 가보고 필 받으면 하루 더 묵어야 겠다. 와우!

(싸이월드 : 200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