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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JR 패스면 OK!

다른 세계와의 공간, 남아있는 歷史






나가사키의 볼 거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곳의 역사 때문인데 첫째는 제 2차 세계대전을 마감한 원폭 투하의 희생지로서, 또 하나는 쇄국을 단행했던 일본 막부가 서양 문물은 받아들인 유일한 항구로서다.

첫번째 볼거리는 JR나가사키역을 중심으로 북쪽에 있고, 두번째는 JR나가사키역 주변과 남쪽 지방이다. JR나가사키역 주변은 기독교 순교지로서 유적이 많이 남아있고 남부는 서양 상인, 선교사들이 묵었던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나가사키는 내가 일본에서 교토 다음으로 오고 싶었던 도시였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쇄국을 단행했고, 일본은 기본적으로 쇄국하면서도 나가사키항을 열어두어 서양 세계와 교류의 창을 열어두었다. 그래서 서양 문물이 급속히 유입되어도 상대적으로 한국이나 중국보다 충격이 덜 했을 듯.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네덜란드 사람들에게서 전해받은 총으로 일본 전국시대를 재패하고 우리나라를 침략했다고 한다.

요즘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읽으면서 느낀 거지만, 다른 문화ㆍ 문명ㆍ국가와 교류하지 않고서 성장과 발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듯 하다. 세계화 시대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피비린내 나는 경쟁을 강요하는 환경 속에서도, 기본적으로는 문화와 문명은 서로 주고 받는 게 맞다고 본다.

사진은 나가사키 역 근처 후쿠사이지(福濟寺)에 있는 관음상이다. 개항항인만큼 나가사키엔 천주교 신자가 많았는데, 이들은 박해를 피하기 위해 불교신자인 것처럼 보이려고 돈을 모아 이 절을 지었다고 한다. 사연도 사연이지만 이 거대한 불상은 인자한 미소와 거대한 규모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특히 나가사키의 명물 원조 짬뽕을 먹어본 것도 잊을 수 없는 일. 우리나라 짬뽕처럼 고춧가루는 들어있지 않지만 담백한 국물이 끝내줌! 승헌이는 쟁반 우동을 먹었는데 역시 고소하다. 약간 비싸긴 한데 먹어보지 못했으면 후회할 뻔 했다. 짬뽕은 원래 일본에 유학온 중국 유학생들을 위해 값싸고 맛있는 국수류를 팔다가 이렇게 내려왔다고 한다.

이제 내일 아침 카고시마 가서 화산으로 유명한 자연 풍광을 보고 지옥온천으로 이름난 뱃부로 간다. 지금까진 모든 일정이 순조롭다.

(싸이월드 : 200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