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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과 藝術의 뜰

두려움의 경계를 뚫어온 사랑 - '색계'


영화를 보는 중간에는 제목을 색계(色計)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 다시 제목을 찾아보니 색계(色戒)였다.

친일 매국노를 암살하기 위해서 쓰는 '미인계'으로서 보다는
'욕망'과 '경계'라는 이름이

두려움을 공기처럼 삼고 있는 한 남자와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
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의 제목으로서 더 적당한 것 같다.




이야기의 큰 축은 막부인 역의 탕자웨이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고 있지만,
(탕자웨이는 정말 크게 될 것 같다) 양조위의 연기 역시 훌륭했다.

패망의 길로 가고 있는 일본의 정세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어 살아야 하는 두려움 속에서 경계를 풀고 받아들인 여자를
결국은 죽여야 하는 고독,

친일파로서의 다른 면모는 거세한 채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의 모습으로만 묘사한 것이
이야기 전체의 농도를 올리는데 더 좋았던 것 같다.

집중해서 보았으면 좋았으려만, 산만하게 띄엄띄엄 본 것이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