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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viSit Kingdom

大 英 博 物 館





마지막 날, 지갑을 잃어버린 재수없는 곳이긴 하지만 대영박물관은 일생에 한번 꼭 둘러볼 만한 환상적인 곳이다.

마하트마 간디가 젊은 시절 새로운 문물을 접하며 세계를 받아들인 곳이자, 칼 맑스가 자본론을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한 이 곳은 건물 외관 및 입구부터 관람객을 압도하며 구석구석에 전통과 권위의 향기가 묻어있다.

미이라등 고대 이집트의 유물과 이슬람 유적, 인류 4대 문명의 기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금도 대영박물관은 과거의 권위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인류사적 가치있는 것들을 발굴하고 검증하고 연구하는, 사학과 인류학의 중심에 서 있다. 초창기 영국의 세계 지배를 통해 제 3세계에서 약탈하고 빼앗은 물건을 가져다 놓은 원죄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대영박물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곳에서 일하는 직원들 역시 훌륭하다. 지갑을 잃어버려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들이 보여준 태도와 매너, 언행은 완전 A+++를 줄 만하다. 아주 또박또박하고 천천한 속도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며 당황스러워하는 이방인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습은 아주 본받을 만 하지 않은가. 만일 이들이 아니었으면 난 아마 대영박물관과 런던을 저주하며 떠났을 것이다. 온 몸에서 '잘' 교육받은 향기가 났다.




혹시 기회가 있으면 다른 어떤 곳보다도 대영박물관은 제대로 다시 둘러보고 싶다. 그 때는 소지품 단속을 잘 해야겠지?

어쨌든, 대영박물관의 순수녀님아, 서울에 도착하면 꼭 연락하시오. 사례와 더불어 근사하게 한 판 쏘겠습니다. ^.^

(미디어몹 : 2008/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