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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viSit Kingdom

B&B, English Breakfast - Oxford로 가는 기차 안에서

어제 숙박비에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일어나자마자 악착같이 밥 먹으러 갔다. 영국 음식은 Fish & Chips라는 대중적인 음식과 English Breakfast라는 아침 정찬으로 유명한데, B&B 호텔에서 묵지 않았으면 그 유명한 English Breakfast를 경험하지 못할 뻔 했다.







사실 혼자 여행하면서 근사하게 아침 먹을 일이 얼마나 있을까? 잘 해야 샌드위치나 베이글에 커피나 오렌지 주스를 마셨겠지. 예전에는 라면도 곧잘 끓여먹었는데 영국에는 한국 음식을 파는 수퍼도, 음식점도 찾아보기 힘들다. 그 흔한 중국 상점도 없으니 영국은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아시아와 퍽 먼 모양이다.







B&B란, Bed and Breakfast의 약자로 아침식사가 포함된 숙박을 말한다. 일본의 료칸(旅館)처럼 전통적 가옥에 방 하나를 나그네에게 빌려주는 식의 숙박시설이 주(主)지만, 일반 호텔도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English Breakfast는 말 그대로 '영국식 아침식사'다. Continental Breakfast와 대비되는 영국의 독특한 풍미를 나타낸다는데, 난 솔직히 잘 모르겠다. '대륙식'과 '영국식'은 나오는 음식의 종류가 조금 다른 모양인데 난 잘 구분하기 힘들더군.

그래도 English Breakfast는 위에서 적은 바대로 '경험'한다는 것이 더 맞을 듯 하다. 음식에 특별한 점을 찾기 힘드니까. 베이컨, 토스트, 과일 후르츠, 삶은 계란, 기타 베이글이나 소시지등 우리 개념으로 보면 1차 가공밖에 하지 않은 음식만 주즈르 내놓고 홍차나 커피와 곁들여 먹는다. 음식은 별거 없지만 영국인들이 여유롭게 담소를 나누며 먹는 걸 보면 꽤 운치가 있다. English Breakfast는 음식 자체보다도 아침을 여유롭게 푸짐하게 먹는 그들의 식습관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듯하다.


이번 영국 여행에선 주로 이른 아침에 이동하게 되었다. 7시에서 8시 사이 맑은 아침 공기를 마시며 버스 터미널이나 기차역으로 가면 이 땅의 하루를 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이는 넥타이를 고쳐매고 건널목에 서 있고, 교복을 입고 버스에 오르는 아이들도 보인다. 이곳은 여름이라도 아침 저녁 날씨가 서늘해 몸을 약간 웅크린채로 하늘을 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미디어몹 : 200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