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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닫는데로/Kiwi Story

이런저런 이야기

1.

맨 처음 Auckland의 YHA에서 2박 3일 묵는데, 그런 숙소에서 묵는게 처음이라 조금 어색한 상태였다. 짐 정리하고 씻고 화장실에서 나오는데 왠 동양인 할아버지가 나를 보고 "Excuse me, そっと..."말을 거셨다. 내가 "Sorry?(잘 못들었다는 표현)"했더니, 그 분 역시 "Sorry(미안하다)"하시며 멋적어 하셨다. 그 때는 일본 할아버지 인가 보다 했다.

Auckland에서 꽤 오래 묵었으니 그 할아버지를 주방이나 거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었는데, 내가 일본인이 아닌 걸 아시고는 더는 말을 걸지는 않으셨다. 지나가면서 눈인사만...

그러다 언젠가 저녁 몇 명의 일본 젊은이들과 할아버지가 함께 맥주마시고 있고, 나는 열심히 Lonely Planet 독해하고 있다가 옆에서 일본어로 나누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다. 회사 다니시고 정년 퇴직하신 다음 여기저기 혼자 세계를 여행하시고 있다고... 와우! 영어도 잘 못하시던데 참 용기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남섬 Franz Josef에서의 YHA에서도 일본 아버님(?) 부부를 만났는데

- Auckland 그 할아버지 보다는 젊어 보였다. 우리 아버지 나이보다 한 5살 정도 더 많으신 거 같던데.. -

어떤 중국인 신혼여행 부부와 영어로 이런저런 얘기하는 걸 우연히 옆에서 듣게 되었다. 역시 얼마전에 퇴직 하시고 사모님과 함께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신다고, 역시 영어가 서툴렀지만

- 물론 역시 Auckland 할아버지 못다는 나았다. 최소한 중국인과 영어로 '대화'는 되니까 -

잘 모르는 단어를 써야 될 때는 한자로 적어서 얘기하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그러나...

Queenstown에서 만난 한국분들. 참 반갑긴 했지만 단체 버스에 패키지로 다니는 걸 보고 조금 아쉬웠다. 아까 말했던 그 일본 분들도 영어를 잘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분들은 나이가 있어도 용기있게 자신들이 계획세워서 자유롭게 이곳저곳 다니시던데... 우리 한국 어르신들은 아주 정해진 코스에 딱딱 짜여진 일정에 밤에 숙소에서 삼겹살에 소주 하실거 생각하니 왠지 씁쓸.

물론 편하기야 하겠지만 편하다고 생각하면 집 만한 곳이 있을까?

오홋, 여기 Lake Tekapo에서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역시 전혀 다를 바 없는 패키지 관광. 관광과 여행은 정말 차원이 틀린데 말이다.

부분을 전체로 확대해서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확실히 일본 사람들 생각이 앞서 있기는 한 것 같다.


2.

멜번에 있을 때도 그렇고, 뉴질랜드 여행하면서도 그렇고 한국 남자 일본 여자 커플을 많이 봤다. 벌써 기억나는 커플만 다섯.

일본 남자 한국 여자 커플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

한국 남자 일본 여자 커플이 좀 궁합이 맞는 편인가??
후후~


3.

언젠가 한 번 얘기한 것 같긴 한데, 역시 이렇게 외국에 있다가 한반도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 참 안타깝다. 북쪽엔 North Korea, 남쪽은 South Korea라고 써 있는 것이...

한국에 있을 땐 아주 당연하게 생각했고 그다지 통일 문제등에 관심도 없었는데 이렇게 외국 나오면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듯.

한편으로는
"이 쪼그만 나라에 허리까지 동강 난 것 치고 이 정도까지 왔으면 참 우리나라 사람들도 대단하긴 대단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가끔 우리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내 생각에 아마 우리나라가 앞으로 100년 안에 통일이 안 되면, 그래서 정말로 분단이 고착화 되면 정말 희망이 없을 것 같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그러나 간절히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싸이월드 : 200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