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과 藝術의 뜰
아버지에게 바칩니다 - '국제시장'
주니우
2014. 12. 21. 14:06
흥남부두에서 가족들과 부산으로 탈출하는 장면부터 영화가 끝나는 내내 계속 눈물을 흘렸다.
파독 광부, 베트남 전쟁등 한국 현대사의 큰 역정마다
가족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주인공 덕수를 보면서
'아~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는 저렇게 사셨는데'라는 생각을 아니하게 될 수 없었다.
김영하씨의 말대로 '기대감소'의 시대로 완전히 접어든 지금,
다시 돌아본 '낙관주의가 팽배한 시대'는 저런 구구 절절한 사연을 가득 안고 있던 삶이었던 것이다.
길거리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외국인 노동자 커플에 시비를 걸고 이기죽거리는
철없는 고삐리처럼 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그래서는 안되는 사람들이고
또한 그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되어 줄 수 있는 나라인 것이다.
솔직히 그렇게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완전히 중년 남녀를 울리려는 의지가 가득한 '신파'를 노골적으로 한 웅큼 쥐고 관객에게 덤비는데,
영화 구성등에서 눈에 띄는 헛점들도 여기저기서 들어난다.
그러나 정말 영화같은 한국 현대사를 온 몸을 던져 뚫어 내어온 '덕수'의 삶 자체가 워낙 진해서
그냥 보는 내내 감동이고 눈물이 계속 나왔다.
'명랑'을 보지 못했지만, 작품에 대한 여러 지적 속에서도 많은 관객이 찾아와 사랑해 주었다면
뭐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