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과 藝術의 뜰

고립된 애정과 광기의 도정 - <마더>

주니우 2009. 5. 31. 22:38

<마더>는 모성을 주제로한 영화다,는 것보다
<마더>는 모성을 소재로 한 이야기로 보인다. <마더>의 이야기를 모성에만 한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지체 아들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은 물론 <마더>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지만 이 영화는
가족, 폭력, 성애, 공권력의 무능, 가난, 권력등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다루고 있다.



거장이라고 할 만한 감독들을 언급할 때, 최근 칸 때문인지 봉준호 감독은 박찬욱 감독과 함께 많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박찬욱 감독의 경우 '죄악과 복수'라는 키워드가 너무 공고히 가는 나머지 어떤 틀에 갖혀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그것을 감독이 작품세계를 구축해가면서 자기 색깔을 찾아간다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박쥐>에서 나는 뭔가 새롭다든지 신선하다든지 하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다.

당연히 <마더>를 보면서 모든 사건이 진실을 찾아 딱딱 정리되어 가면서 친절히 진실을 알려주는, 그래서
관객이 '아-'하며 극장 밖을 나가는 모양새를 만들지 않았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전작 <살인의 추억>처럼
더욱더 치밀하고 극적으로 관객을 몰고가는 탁월함이 느껴졌다. 결정적으로 거짓된 진실에 맞서 아들을 구하려고 하는
그래서, 모든 관객의 공감하고 하나로 몰입되었던 어머니가 살인으로 진실을(진실에 가장 가까워 보이는 진술을) 은폐하는
반전은 정말 충격과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요소를 뒤섞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나도 그런 변주를 좋아해서인지
아니면 그런 변주가 끊임없는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인지, 마음에 든다.

여기 씨네21에서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 중 몇 가지 것들을 옮겨와 봤다.

   Ο '엄마와 살인사건'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
       김혜자의 어두운 면과 광기와의 접합

   Ο 섹스가 이 이야기에 들어가 있고, '엄마'는 섹스의 반대말이다. 엄마들이
       그렇게 억눌려 있기 때문에 고속버스에서 아저씨들과 부비부비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Ο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그 자체가 화두라기보다는 엄마를 고립되게 하고
       그 다음에 엄마가 어떻게 움직이냐를 관찰하게 하는 영화의 시발점이다.

   Ο 억눌린 성적 욕망은 인간 히스테리의 기본이 아닐까.
       도준은 섹스를 하고 싶은데 못하고
       이정이는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마을 남자들은 욕망에 뒤틀려 있고
       그 가운데 섹스로부터 차된된, 생리대도 쓴지 오래된 엄마가 그 한 복판에 들어간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