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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두려움의 경계를 뚫어온 사랑 - '색계' 영화를 보는 중간에는 제목을 색계(色計)라고 생각했는데, 다 보고 나서 다시 제목을 찾아보니 색계(色戒)였다. 친일 매국노를 암살하기 위해서 쓰는 '미인계'으로서 보다는 '욕망'과 '경계'라는 이름이 두려움을 공기처럼 삼고 있는 한 남자와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준 한 여자의 슬픈 이야기의 제목으로서 더 적당한 것 같다. 이야기의 큰 축은 막부인 역의 탕자웨이를 중심으로 이끌어 가고 있지만, (탕자웨이는 정말 크게 될 것 같다) 양조위의 연기 역시 훌륭했다. 패망의 길로 가고 있는 일본의 정세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되어 살아야 하는 두려움 속에서 경계를 풀고 받아들인 여자를 결국은 죽여야 하는 고독, 친일파로서의 다른 면모는 거세한 채 욕망에 사로잡힌 남자의 모습으로만 묘사한 것이 이야기 전체의 농도를.. 더보기
'Brokeback Mountain' 사람들은 나이가 먹을수록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가 힘들다고 한다. 부모님들은 중고등학교 자녀들에게 공부하도록 계속 조르면서도,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물론 ‘좋은’ 친구란, 굉장히 주관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표현이다. 그 주관성엔 부모들 각자의 세계관과 교우관이 담겨져 있지만, 공통적으로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보편성은 띄게 마련이다. 어떻든 간에, 반이 바뀌고 매년 3월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야한다는 기쁨과 스트레스가 교차할 무렵, 대부분은 아주 자연스럽게 마음 맞는 친구를 찾아간다. 남자들의 경우 우르르 몰려다니는 그룹이 되기 쉽지만, 그래도 왠지 ‘베스트 프랜’은 항상 짝수였다. 운동하면서 뒹굴고 만나면 욕부터 하는 사이지만 대강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짐작할 수 있는.. 더보기